전기요금 개편안별 장단점은…할인가구·요금 최대 2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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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유지부터 누진제 폐지까지 '다양한 선택권' 제시
토론회·공청회 거쳐 한가지 권고안 결정…내달 시행
'전기요금 누진제 민관 태스크포스(TF)'가 3일 공개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은 현행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는 것부터 아예 누진제 자체를 폐기하는 것까지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했다.
각 안은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안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할인 요금과 적용 가구 수가 최대 2배까지 벌어진다.
현행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늘리는 '누진구간 확장안'(1안)은 지난해 한시 할인 방식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현행 누진제는 1구간(200kWh 이하)에 1kWh당 93.3원, 2구간(201∼400kWh)에 187.9원, 3구간(400kWh 초과)에 280.6원을 부과한다. 111년 만에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산업부는 냉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7∼8월에만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 완화했다.
1구간 상한을 200kWh에서 300kWh로 올려 사용량 300kWh까지 1kWh당 93.3원을 매기는 식이다.
자연히 2구간은 301∼500kWh, 3구간은 500kWh 초과로 조정됐다.
이번에 내놓은 1안의 기본 틀은 지난해 한시 대책과 동일하다.
다만 전기사용이 많은 가구에 혜택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게 이번 안에서는 할인되는 전기 사용량의 상한을 450kWh로 낮췄다.
1안을 적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는 가구 수는 1천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로 3가지 안 중 가장 많다.
할인액은 월 1만142원으로 다른 안의 중간 수준이고, 요금이 오르는 가구는 없다.
TF는 "1안은 3가지 대안 중 가장 많은 가구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라 매년 반복되는 논란을 근본적으로 잠재우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한시 완화 때에도 '땜질식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안은 여름에만 3단계 누진제를 2단계로 줄이는 '누진단계 축소안'이다. 평시에는 3단계 누진제를 그대로 적용하다가 냉방기기 사용이 많은 7∼8월은 3단계를 없애고 1, 2단계 요금제로 가는 방식이다.
요금 불확실성을 제거해 여름마다 불거지는 전기요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대책으로 여겨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에어컨을 충분히 틀어도 '폭탄 요금 고지서'가 날라올 걱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월 1만7천864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3가지 대안 중 요금 할인 폭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전력 소비가 400kWh 이상인 가구에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할인적용 가구 수도 3가지 안 중 가장 적은 609만 가구다.
마지막 3안은 계절과 상관없이 누진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이다.
3가지 안 중 누진제 논란을 해결할 가장 획기적인 안을 평가받는다.
할인적용 가구 수는 887만 가구로 1안과 2안의 사이에 있다.
하지만 할인 수준이 월 9천951원으로 3가지 안 중 가장 적고, 1천416만 가구는 오히려 전기요금이 현행보다 올라가게 된다.
또 전기요금이 오르는 가구의 상당수는 전기 사용량이 적은 1구간에 속해 있어 '부자 감세'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월평균 인상분은 4천335원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에 3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재직 당시인 지난해 8월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진제를 손봐서(폐지해서) 1천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하면 가만히 있겠느냐"며 "굉장히 쉽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전력 적자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히 전기요금 조정은 예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개편안 공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자신이 쓴 요금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되는 등 후속 대책이 따라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은 "많은 소비자가 본인이 쓰는 전기 사용량과 요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무조건 싸게 쓰고 싶다기보다는 몰라서 불안해하는 것인 만큼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대체로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갔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며 "다만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하는 식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누진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요금 할인분을 한국전력이 떠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수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누진제는 정책성 비용인데 정상적인 영업성과 정책비용을 섞으면 한전에 대한 적정한 통제가 어렵다"며 "정책성 비용을 최소화하고 부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별도 회계 등으로 국민이 바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TF는 공청회와 온라인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한가지 안을 권고안을 추천한다.
추천안은 한전 이사회 의결, 전기위원회 심의, 산업부 인가를 거쳐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연합뉴스
토론회·공청회 거쳐 한가지 권고안 결정…내달 시행
'전기요금 누진제 민관 태스크포스(TF)'가 3일 공개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은 현행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는 것부터 아예 누진제 자체를 폐기하는 것까지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했다.
각 안은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안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할인 요금과 적용 가구 수가 최대 2배까지 벌어진다.
현행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늘리는 '누진구간 확장안'(1안)은 지난해 한시 할인 방식을 상시화하는 것이다.
현행 누진제는 1구간(200kWh 이하)에 1kWh당 93.3원, 2구간(201∼400kWh)에 187.9원, 3구간(400kWh 초과)에 280.6원을 부과한다. 111년 만에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산업부는 냉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7∼8월에만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 완화했다.
1구간 상한을 200kWh에서 300kWh로 올려 사용량 300kWh까지 1kWh당 93.3원을 매기는 식이다.
자연히 2구간은 301∼500kWh, 3구간은 500kWh 초과로 조정됐다.
이번에 내놓은 1안의 기본 틀은 지난해 한시 대책과 동일하다.
다만 전기사용이 많은 가구에 혜택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게 이번 안에서는 할인되는 전기 사용량의 상한을 450kWh로 낮췄다.
1안을 적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는 가구 수는 1천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로 3가지 안 중 가장 많다.
할인액은 월 1만142원으로 다른 안의 중간 수준이고, 요금이 오르는 가구는 없다.
TF는 "1안은 3가지 대안 중 가장 많은 가구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라 매년 반복되는 논란을 근본적으로 잠재우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한시 완화 때에도 '땜질식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안은 여름에만 3단계 누진제를 2단계로 줄이는 '누진단계 축소안'이다. 평시에는 3단계 누진제를 그대로 적용하다가 냉방기기 사용이 많은 7∼8월은 3단계를 없애고 1, 2단계 요금제로 가는 방식이다.
요금 불확실성을 제거해 여름마다 불거지는 전기요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대책으로 여겨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에어컨을 충분히 틀어도 '폭탄 요금 고지서'가 날라올 걱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월 1만7천864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3가지 대안 중 요금 할인 폭이 가장 크다.
하지만 전력 소비가 400kWh 이상인 가구에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할인적용 가구 수도 3가지 안 중 가장 적은 609만 가구다.
마지막 3안은 계절과 상관없이 누진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이다.
3가지 안 중 누진제 논란을 해결할 가장 획기적인 안을 평가받는다.
할인적용 가구 수는 887만 가구로 1안과 2안의 사이에 있다.
하지만 할인 수준이 월 9천951원으로 3가지 안 중 가장 적고, 1천416만 가구는 오히려 전기요금이 현행보다 올라가게 된다.
또 전기요금이 오르는 가구의 상당수는 전기 사용량이 적은 1구간에 속해 있어 '부자 감세'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월평균 인상분은 4천335원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에 3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재직 당시인 지난해 8월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누진제를 손봐서(폐지해서) 1천40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른다고 하면 가만히 있겠느냐"며 "굉장히 쉽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전력 적자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히 전기요금 조정은 예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개편안 공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자신이 쓴 요금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정보가 제공되는 등 후속 대책이 따라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은 "많은 소비자가 본인이 쓰는 전기 사용량과 요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무조건 싸게 쓰고 싶다기보다는 몰라서 불안해하는 것인 만큼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대체로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갔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며 "다만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하는 식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누진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요금 할인분을 한국전력이 떠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수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누진제는 정책성 비용인데 정상적인 영업성과 정책비용을 섞으면 한전에 대한 적정한 통제가 어렵다"며 "정책성 비용을 최소화하고 부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별도 회계 등으로 국민이 바로 구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TF는 공청회와 온라인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한가지 안을 권고안을 추천한다.
추천안은 한전 이사회 의결, 전기위원회 심의, 산업부 인가를 거쳐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