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총상금 910만달러)에서 우승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사진)의 ‘인생 그래프’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묘하게 닮아 있다. 정점을 찍은 뒤 나락으로 추락했고 마침내 다시 일어섰다.

캔틀레이는 국내 골프 팬에겐 생소하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선 어렸을 때부터 주목받은 천재였다. 그는 UCLA 재학시절 55주간 세계 아마추어랭킹 1위를 달렸다. 2012년 마스터스에서 베스트아마추어상을 받았다. 잭니클라우스어워즈 등 아마추어에게 돌아가는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쓸었다. 캔틀레이는 “당시에는 모든 것이 행복했다”고 했다.

1년 만에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2013년 척추 피로골절 판정을 받으며 1년 가까이 골프를 쉬어야 했다. 2016년에는 절친이자 캐디인 크리스 로스를 뺑소니 사고로 잃었다. 로스가 차에 치인 지점에서 약 3m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캔틀레이는 친구의 몸이 반대편 차로까지 날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캔틀레이는 “골프 인생에서 바닥이던 때 친구를 잃었다. 웃을 수도 없었고, 울 수도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고 돌아봤다.

친구를 위해 골프채를 다시 잡은 캔틀레이는 2017년 11월 슈라이너스아동병원오픈에서 첫승을 차지했다. 그는 “하늘에 있는 친구에게 트로피를 바친다”고 했다. 그리고 이날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GC(파72·7392야드)에서 끝난 대회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1년7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째를 따내며 부활을 알렸다. 우승상금은 163만8000달러(약 19억5000만원)다.

그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도 우즈, 브룩스 켑카(미국)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우즈는 9언더파 공동 9위를 기록하며 US오픈 전초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안병훈이 6언더파 공동 17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경훈이 2언더파 공동 3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