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업체 경쟁에 수입 맥주 '4캔 1만원' 유지 전망
맥주업계 "종량세 전환시 국산 맥주 역차별 사라질 것"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3일 맥주와 막걸리부터 종량세로 우선 전환하는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 맥주 업계 등은 국산 주류의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맥주 종량세 전환 방침과 관련해 "형평성 차원에서 외국 맥주 업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차원이라고 본다"면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탁주 업계 관계자는 "탁주의 종량세 전환은 주종의 고급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주류 과세는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방식이지만 정부는 알코올과 술의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종가세 체계에서 국산 맥주는 국내 제조원가에 국내의 이윤·판매관리비를 더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나 수입 맥주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신고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다.

수입 맥주는 국산 맥주 과세표준에 들어가는 국내의 이윤이나 판매관리비 등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금이 적게 매겨지면서 국내 업체들은 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해 왔다.

종량세로 전환 시 국산 맥주와 수제 맥주의 세금 인하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수입 맥주는 낮은 세금 등을 무기로 편의점에서 4캔에 1만원의 저가 공세를 펼치며 국내 시장을 파고들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입 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4%대에서 2017년 20%로 5년 만에 4배 이상이나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5년 내 수입 맥주 시장 점유율이 4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다년간의 논의로 이미 사회적 합의는 끝났다"고 종량세 전환을 반기며 "세법 개정안에 맥주, 막걸리의 종량세 우선 시행이 무조건 포함되길 바란다"고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종량세로 전환돼 수입 맥주 세금이 다소 오르더라도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 덕분에 '4캔 만원' 맥주는 시장에 그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홍범교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종량세 개편으로 국산 맥주 업계에 불리한 현행 조세의 중립성 회복, 국내 주류산업 경쟁력 강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 '4캔 만원'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