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단백질 경쟁" 불지핀 '덤벨경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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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보충제의 변신은 무죄
단백질 시장 공략하는 식품업계
맥주잔 대신 아령 드는 밀레니얼
단백질 시장 공략하는 식품업계
맥주잔 대신 아령 드는 밀레니얼
인류는 250만 년 전부터 육식을 했다. 단백질을 먹으며 진화했다. 단백질에 대한 선호는 인류의 본능이라고 얘기하는 이유다. 생존을 위해 찾던 단백질은 욕망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몸짱 만들기’를 위해 먹는 단백질 보충제가 나온 게 시작이었다. 근육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인 단백질을 찾는 소비자는 국내에서도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시장을 술잔 대신 역기를 들어 올린다는 의미로 ‘덤벨경제’라고 부른다.
식품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백질바’를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운동 마니아들의 전용 식품이던 단백질 파우더와 닭가슴살 가공식품에 이은 3세대 단백질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 ‘맛있는 단백질’ 경쟁
대형 식품업체들은 단백질 파우더와 닭가슴살이 유행해도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분위기가 급변했다. 필라테스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시장성이 확인되자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단백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밋밋하고 맛없던 기존 단백질 보충제에서 벗어나 맛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제품을 들고나왔다.
매일유업이 깃발을 들었다. ‘매일헬스 뉴트리션’이라는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를 내놓고 근육 감소를 막아주는 단백질 보충 제품을 출시했다. ‘셀렉스’라는 제품군으로 성인용 분유인 코어프로틴,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 셀렉스 뉴트리션바 등이다. 1회분 음료에는 우유 두 컵 분량의 단백질과 멀티비타민 11종, 미네랄 3종이 포함됐다.
오리온은 올 들어 12g의 단백질이 들어간 ‘닥터유 단백질바’를 내놨다. 6주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1개만 먹어도 계란 2개 분량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콩 등에서 뽑은 식물성 단백질과 닭가슴살 분말에서 뽑은 동물성 단백질이 모두 들어가 있다. 농심켈로그는 프로틴 그래놀라를, 동서식품은 포스트 라이스앤프로틴 등을 내놓고 단백질 시장에 합류했다. 닭 등 육류 가공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하림은 최근 셰이크 형태로 체중 조절을 돕고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P플러스 프로틴쉐이크’ 제품을 선보였다.
분말 단백질→닭가슴살→단백질바로
식품업계에서는 단백질바를 3세대 제품이라고 부른다. 1세대 단백질 보충제는 대용량이었다. 동물 사료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통에 들어 있어 물이나 우유와 섞어 마셨다.
이후 단백질 보충제 시장에는 ‘닭가슴살 전문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아임닭, 랭킹닭컴 등 전용 상품만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이 2010년 이후 등장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지금도 건재하다. 보디빌더와 헬스 강사 출신이 2013년 설립한 ‘푸드나무’는 성공 사례다. 푸드나무는 닭가슴살 전문 인터넷 쇼핑 플랫폼 랭킹닭컴, 헬스 전문 미디어 개근질닷컴, 다이어트 레시피 전문매거진 닭쿡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00억원대로 성장했고, 코스닥시장에 상장도 했다. 김영문 푸드나무 대표는 “미국의 닭고기 등 백색육 소비량은 1인당 연간 45㎏으로 한국의 세 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아임닭과 아임웰 등을 운영하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천연재료만 사용한 프리미엄 닭가슴살 제품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35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덤벨경제가 뭐길래
단백질산업은 덤벨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덤벨경제는 운동 등 건강과 체력관리에 관한 소비가 늘어나고, 관련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경제 현상이다. 덤벨은 무게를 조절할 수 있는 아령이다. ‘건강이 곧 새로운 부(富)’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술이나 유흥에 쓰는 돈은 점점 줄고, 건강 관리 식품과 각종 운동용품에 대한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
덤벨경제를 키우는 주인공은 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다. 이전 세대보다 건강한 삶과 먹거리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트렌드는 이 시장을 더 키우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노래방과 술집 등은 매년 줄어든 반면 스포츠 관련 시설은 크게 늘었다. 스포츠 교육기관은 2017년 2만1751개에서 올 1월 2만3362개로 늘었다. 헬스장 수도 같은 기간 6152개에서 7144개로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7년 약 13조원에서 2025년 32조88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2.3%에 달한다.
■덤벨경제
dumbbell economy. 건강 및 체력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경제 현상이다. 헬스, 홈 케어, 요가 등 관련 시장뿐 아니라 이를 보조하는 식품, 운동용품, 레깅스 등의 부대 산업도 호황을 누린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식품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백질바’를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운동 마니아들의 전용 식품이던 단백질 파우더와 닭가슴살 가공식품에 이은 3세대 단백질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 ‘맛있는 단백질’ 경쟁
대형 식품업체들은 단백질 파우더와 닭가슴살이 유행해도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분위기가 급변했다. 필라테스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시장성이 확인되자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단백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밋밋하고 맛없던 기존 단백질 보충제에서 벗어나 맛있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제품을 들고나왔다.
매일유업이 깃발을 들었다. ‘매일헬스 뉴트리션’이라는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를 내놓고 근육 감소를 막아주는 단백질 보충 제품을 출시했다. ‘셀렉스’라는 제품군으로 성인용 분유인 코어프로틴,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 셀렉스 뉴트리션바 등이다. 1회분 음료에는 우유 두 컵 분량의 단백질과 멀티비타민 11종, 미네랄 3종이 포함됐다.
오리온은 올 들어 12g의 단백질이 들어간 ‘닥터유 단백질바’를 내놨다. 6주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 1개만 먹어도 계란 2개 분량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콩 등에서 뽑은 식물성 단백질과 닭가슴살 분말에서 뽑은 동물성 단백질이 모두 들어가 있다. 농심켈로그는 프로틴 그래놀라를, 동서식품은 포스트 라이스앤프로틴 등을 내놓고 단백질 시장에 합류했다. 닭 등 육류 가공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하림은 최근 셰이크 형태로 체중 조절을 돕고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P플러스 프로틴쉐이크’ 제품을 선보였다.
분말 단백질→닭가슴살→단백질바로
식품업계에서는 단백질바를 3세대 제품이라고 부른다. 1세대 단백질 보충제는 대용량이었다. 동물 사료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통에 들어 있어 물이나 우유와 섞어 마셨다.
이후 단백질 보충제 시장에는 ‘닭가슴살 전문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아임닭, 랭킹닭컴 등 전용 상품만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이 2010년 이후 등장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지금도 건재하다. 보디빌더와 헬스 강사 출신이 2013년 설립한 ‘푸드나무’는 성공 사례다. 푸드나무는 닭가슴살 전문 인터넷 쇼핑 플랫폼 랭킹닭컴, 헬스 전문 미디어 개근질닷컴, 다이어트 레시피 전문매거진 닭쿡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00억원대로 성장했고, 코스닥시장에 상장도 했다. 김영문 푸드나무 대표는 “미국의 닭고기 등 백색육 소비량은 1인당 연간 45㎏으로 한국의 세 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아임닭과 아임웰 등을 운영하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천연재료만 사용한 프리미엄 닭가슴살 제품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근 35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덤벨경제가 뭐길래
단백질산업은 덤벨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덤벨경제는 운동 등 건강과 체력관리에 관한 소비가 늘어나고, 관련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경제 현상이다. 덤벨은 무게를 조절할 수 있는 아령이다. ‘건강이 곧 새로운 부(富)’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술이나 유흥에 쓰는 돈은 점점 줄고, 건강 관리 식품과 각종 운동용품에 대한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
덤벨경제를 키우는 주인공은 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다. 이전 세대보다 건강한 삶과 먹거리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트렌드는 이 시장을 더 키우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노래방과 술집 등은 매년 줄어든 반면 스포츠 관련 시설은 크게 늘었다. 스포츠 교육기관은 2017년 2만1751개에서 올 1월 2만3362개로 늘었다. 헬스장 수도 같은 기간 6152개에서 7144개로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7년 약 13조원에서 2025년 32조88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2.3%에 달한다.
■덤벨경제
dumbbell economy. 건강 및 체력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경제 현상이다. 헬스, 홈 케어, 요가 등 관련 시장뿐 아니라 이를 보조하는 식품, 운동용품, 레깅스 등의 부대 산업도 호황을 누린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