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과세체계를 종가세(가격에 비례해 과세)에서 종량세(양과 도수에 비례해 과세)로 전환하기 위한 정부 연구용역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면 국산 생맥주에 붙는 주세가 62% 이상 오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산 병맥주와 페트병맥주 주세도 각각 3.2%, 4.8% 인상되고 캔맥주 주세만 29% 인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연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홍범교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오른쪽 두 번째)이 맥주와 탁주를 종량세로 우선 전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연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홍범교 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오른쪽 두 번째)이 맥주와 탁주를 종량세로 우선 전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3일 ‘주류 과세체계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는 7월 말 주세개편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은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 △맥주와 탁주(막걸리)를 종량세로 전환 △모든 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탁주 외 주종은 일정 기간 시행 시기를 유예하는 방안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은 맥주 종량세 전환 시 L당 840.62원을 적용했다. 이 안대로라면 수입맥주 주세뿐 아니라 국산도 캔맥주를 제외하고 모두 주세가 인상된다. 국산 생맥주는 62.45%, 병맥주는 3.2%, 페트병맥주는 4.75% 각각 오른다. 다만 국산 캔맥주 주세가 28.94% 인하돼 맥주 회사들의 주세 납부액은 전체적으로 1.8% 내려간다. 수입맥주 주세는 대부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일부 고가 수입맥주 세 부담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탁주에 대해선 L당 40.44원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탁주는 수입 주류와 경쟁하지 않아 업계도 대부분 종량세 전환에 찬성하고 있다.

정부는 국산 생맥주와 병맥주 주세가 올라도 캔맥주 주세가 낮아지기 때문에 업계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량세로 전환해도 생맥주와 병맥주 가격을 유지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은 “종량세 전환 시 국산맥주 가격은 내려가고 수입맥주는 올라갈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태훈/안효주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