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도입…맥주·막걸리업계 '찬성' vs 소주업계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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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 열려
조세재정연구원, 3가지 방안 제시
사회적 논의 통해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듯
조세재정연구원, 3가지 방안 제시
사회적 논의 통해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듯
주종 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종량세가 내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맥주, 막걸리 업계가 단계별 개편 방안에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소주업계는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정부 개편안이 확정되면 구체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은(이하 '조세연')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주류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맥주와 막걸리를 우선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는 이준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의 사회로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의 발표,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 성명재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양순필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 과장, 이종수 무학 사장,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조세연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맥주와 막걸리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전(全)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기타 주종은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 방안 중에 한 가지가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주세법은 국내 맥주에 원가, 유통비,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등을 합한 출고가를 과세 표준으로 세율을 적용하고, 수입 맥주에는 공장출고가와 운임비용이 포함된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져왔다. 따라서 홍보·마케팅 비용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국산 맥주보다 가격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국산 맥주 업체가 과세 형평성 불만을 제기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ℓ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산 맥주는 856원, 수입은 764.52원의 세금이 매겨져 ℓ당 수입맥주가 91.48원의 경쟁력을 가져왔다. 이를 통일하면 국내 맥주 주세 납부액이 1.8% 감소해 국내 업체들에게 이익이 발생한다. 특히 국내 3개 맥주 업체 캔맥주의 경우 ℓ당 342.37원(28.94% 감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고 소규모 수제맥주의 납부세액도 13.88%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제 맥주업계가 종량세 도입을 더욱 찬성하는 이유다.
다만 생맥주는 소비자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어 생맥주만 세율을 낮춰주는 일명 '호혜세'를 도입하자는 방안도 거론됐다. 생맥주는 대용량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병·캔 맥주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고하는 종량세로 바뀌면 ℓ당 세금을 매겨 결과적으로 가격이 지금보다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종량세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수제맥주는 젊은 청년들이 꿈을 안고 얼마 되지 않는 자본으로 시작한다는 특성이 있다"며 "수입 맥주 시장의 1%만 수제맥주쪽으로 가져와서 약 5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만약 시장의 10%를 가져온다면 10만명 규모의 고용창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종량세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 이종수 무학소주 사장은 "종가세 개편 논의는 수입맥주와 국내 맥주에서 시작됐는데 최근 들어 소주까지, 전 주종으로 확대돼 곤혹스럽다"며 "종량세가 도입된다면 지방 소주 시장을 경쟁력에서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증류주 전체에 대해 종량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탁주의 경우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ℓ당 40.44원으로 종량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탁주는 다른 주종과 달리 교육세를 부과하지 않고 주세 및 제세금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현행 세 부담을 유지하는 수준이라면 종량세로 전환하는 데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우리나라는 탁주에 가장 낮은 세율인 5%를 적용하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한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 수석부회장은 "종량세 전환은 기본적으로 찬성하지만 그것에 앞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생산 판매의 규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재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주세 개정안을 발표한 뒤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이 안을 포함할 예정이다. 당장 오는 5일 당정협의를 통해 '주류 과세 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한다. 여권 관계자는 "맥주나 막걸리 주세를 가격 인상 없는 선에서 올해 종량세로 개편하기로 했다"며 "소주 등 나머지 주세는 가격 인상 우려를 고려해 추후에 개편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조세재정연구원은(이하 '조세연')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주류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맥주와 막걸리를 우선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는 이준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의 사회로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의 발표,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 성명재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양순필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 과장, 이종수 무학 사장,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조세연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맥주와 막걸리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전(全)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기타 주종은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 방안 중에 한 가지가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주세법은 국내 맥주에 원가, 유통비,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등을 합한 출고가를 과세 표준으로 세율을 적용하고, 수입 맥주에는 공장출고가와 운임비용이 포함된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과세가 이뤄져왔다. 따라서 홍보·마케팅 비용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국산 맥주보다 가격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국산 맥주 업체가 과세 형평성 불만을 제기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ℓ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산 맥주는 856원, 수입은 764.52원의 세금이 매겨져 ℓ당 수입맥주가 91.48원의 경쟁력을 가져왔다. 이를 통일하면 국내 맥주 주세 납부액이 1.8% 감소해 국내 업체들에게 이익이 발생한다. 특히 국내 3개 맥주 업체 캔맥주의 경우 ℓ당 342.37원(28.94% 감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고 소규모 수제맥주의 납부세액도 13.88%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제 맥주업계가 종량세 도입을 더욱 찬성하는 이유다.
다만 생맥주는 소비자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어 생맥주만 세율을 낮춰주는 일명 '호혜세'를 도입하자는 방안도 거론됐다. 생맥주는 대용량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병·캔 맥주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고하는 종량세로 바뀌면 ℓ당 세금을 매겨 결과적으로 가격이 지금보다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종량세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수제맥주는 젊은 청년들이 꿈을 안고 얼마 되지 않는 자본으로 시작한다는 특성이 있다"며 "수입 맥주 시장의 1%만 수제맥주쪽으로 가져와서 약 5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만약 시장의 10%를 가져온다면 10만명 규모의 고용창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종량세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 이종수 무학소주 사장은 "종가세 개편 논의는 수입맥주와 국내 맥주에서 시작됐는데 최근 들어 소주까지, 전 주종으로 확대돼 곤혹스럽다"며 "종량세가 도입된다면 지방 소주 시장을 경쟁력에서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증류주 전체에 대해 종량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탁주의 경우 현행 주세 납부세액 수준인 ℓ당 40.44원으로 종량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탁주는 다른 주종과 달리 교육세를 부과하지 않고 주세 및 제세금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현행 세 부담을 유지하는 수준이라면 종량세로 전환하는 데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우리나라는 탁주에 가장 낮은 세율인 5%를 적용하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한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 수석부회장은 "종량세 전환은 기본적으로 찬성하지만 그것에 앞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생산 판매의 규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재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주세 개정안을 발표한 뒤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 이 안을 포함할 예정이다. 당장 오는 5일 당정협의를 통해 '주류 과세 체계 개편 방안'을 확정한다. 여권 관계자는 "맥주나 막걸리 주세를 가격 인상 없는 선에서 올해 종량세로 개편하기로 했다"며 "소주 등 나머지 주세는 가격 인상 우려를 고려해 추후에 개편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