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와중 인권유린 고강도 성토…작년 성명보다 3배 이상 길어져
폼페이오, 톈안먼 30주년에 "中, 수십년간 희망을 내동댕이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중국의 인권유린 실태 등을 성토하며 인권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3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성명의 길이와 발언 수위로 볼 때 무역전쟁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국에 대해 '약한 고리'인 인권문제를 매개로 압박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명의로 발표된 이날 성명은 A4 1장에 가까운 분량으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길다.

폼페이오 장관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 하루 전인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6월 4일을 맞아 중국 국민의 영웅적인 저항 운동을 기린다"며 "1989년 6월4일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톈안먼 광장으로 탱크를 보내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만연한 부패 종식을 요구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베이징과 중국 전역의 다른 도시들에 집결한 수십만의 시위자들은 국가의 보다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독하게 고통받았으며, 사망자 수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0년 전의 사건은 여전히 우리의 양심과 전 세계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양심을 꿈틀거리게 한다"며 "귀감이 된 그들의 용기는 베를린 장벽 붕괴와 몇 달 후 이어진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 등 전 세계를 걸쳐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해온 미래 세대에 영감의 원천이 돼왔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후로 수십년간 미국은 중국이 국제 시스템으로 편입하면서 보다 개방적이고 관대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희망했지만, 이러한 희망은 내동댕이쳐졌다"면서 "일당 체제의 중국은 반대를 용인하지 않으며 그 이익에 부합하기만 하면 언제든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2017년부터 중국 정부가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최대 100만 명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 및 국제기구의 고발을 통해 알려진 신장 자치구 상황을 '신종 인권유린 실태'로 꼽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공산당)이 강력한 감시 국가를 건설할 때조차도 평범한 중국 시민들은 인권 행사와 독립적인 조합의 조직, 법적 시스템을 통한 정의 추구, 견해 표현 등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처벌을 받고 감옥으로 보내졌으며 심지어 고문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역사의 어두운 시기에 희생당한 많은 이들에 위안이 될 수 있도록 사망자와 실종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규명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한다"며 "이러한 조치가 인권과 근본적인 자유를 존중하겠다는 공산당의 의지를 보여주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권리와 자유를 행사하려다 붙잡힌 모든 이들의 석방을 중국에 요구한다.

임의적 구금을 중단하고 종교적·정치적 표현을 테러리즘으로 매도하는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정부가 시민에게 귀 기울이고 법의 지배를 존중하며 인권과 근본적 자유를 인정할 때 국가가 더 강해진다는 걸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