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5대 놀이공원 중 롯데월드·에버랜드 등 4곳만 관람객 감소

지난해 전세계 테마파크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호황을 누렸으나 유독 한국에서만 관람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관련 업체가 부진에 허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함께 심각한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국내 관람객마저 줄어들면서 '이중고'를 겪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테마파크엔터테인먼트협회(TEA)와 글로벌 컨설팅업체 아에콤(Aecom)이 최근 공동 발표한 '2018년 세계 25대 놀이·테마파크(Top 25 Amusement·Theme Parks Worldwide)' 명단에 잠실 롯데월드와 용인 에버랜드가 나란히 포함됐다.
관람객 수를 기준으로 한 이번 명단에서 롯데월드는 596만명으로 세계 17위, 에버랜드는 585만명으로 19위에 각각 올랐다.

1위는 미국 플로리다주(州) 월트디즈니월드 리조트의 매직킹덤 테마파크(2천85만9천명)였고,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 파크(1천866만6천명)와 일본 도쿄디즈니랜드(1천79만7천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25대 놀이·테마파크의 총 관람객은 2억5천199만명으로, 전년보다 3.3%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전년 대비 관람객이 줄어든 곳은 롯데월드(-11.2%), 에버랜드(-7.3%)와 일본 오사카(大阪)의 유니버설 스튜디오(-4.3%), 구와나(桑名)의 나가시마 스파랜드(-0.2%) 등 4곳뿐이었다.

특히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는 지난 2017년에도 관람객이 전년 대비 17.6%와 9.5%나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도 감소율 1, 2위 자리를 지키면서 2년째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세계 20대 워터파크'에 포함된 홍천 오션월드(15위)와 용인 캐리비안 베이(공동 17위)도 지난해 관람객이 각각 126만4천명과 120만명으로, 전년보다 5.0%와 13.0%나 줄어들면서 감소율 1, 2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지난해는 월트디즈니, 멀린엔터테인먼트 등 전세계 10대 테마파크 그룹의 글로벌 관람객 숫자가 처음으로 5억명을 넘어서며 글로벌 테마파크 산업에 큰 획을 그은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등 대부분 놀이공원의 관람객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면서 "이는 정치적인 이유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여파가 이어지면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이지만 국내 관람객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의 심각한 국내 경기불황과 지난해 날씨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