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리모델링 무산 이촌동…인허가 등 '전략적 제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인허가, 시공사 선정 등의 단계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단지별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되 공동의 전선이 필요할 때 적극 협력하는 형태다. 지난해 전체 5개 단지 5000여 가구의 통합 리모델링에 시동을 걸었다가 무산된 이후 ‘각자도생’과 ‘공동의 이익’을 모두 추구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가람아파트(2036가구)는 지난달 리모델링 재추진을 위한 준비위원회 모집을 마쳤다. 조만간 추진위를 정식 발족할 계획이다. 우성아파트(243가구)는 지난달 22일 임시리모델링 추진위를 발족했고 강촌(1001가구)도 이달 내 추진위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른 이촌코오롱(834가구)과 한강대우(834가구)는 3~4월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이미 1차 설명회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조합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리모델링 무산 이촌동…인허가 등 '전략적 제휴'
총 50개 동, 5000여 가구에 이르는 이들 5개 단지는 지난해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서울내 최초의 통합리모델링인 데다 한강변 요지에 대규모 새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기대로 주목받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에 막혀 무산됐다.

이들 5개 단지는 하나의 조합을 두는 통합 리모델링과 달리 단지별로 각각의 조합을 두고 단지의 이익을 추구하되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는 이른바 ‘공동 리모델링’ 방식을 논의 중이다.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단지가 붙어 있는 코오롱과 강촌, 우성과 대우가 속도를 맞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아파트 브랜드나 커뮤니티 등 규모의 경제를 위한 사업은 협력하고 각자 단지의 이익을 추구해야 할 때는 추구하는 방식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1998년 전후로 입주한 5개 단지 아파트들은 준공된 지 20년이 갓 넘은 데다 용적률도 높아 재건축이 어렵다.

통합 리모델링이 물 건너간 이후 시세도 약세다. 한가람의 경우 전용 59.99㎡가 4월 9일 10억7000만원(18층), 전용 114.96㎡는 4월 12일 15억3000만원(9층)에 팔렸다. 9·13 대책과 리모델링 무산 등의 여파로 지난해 9월에 비해 2억원 이상 가격이 내렸다. 이촌동 L공인 관계자는 “동부이촌동의 입지가치를 감안했을 때 리모델링이 빠른 속도로 잘 진행만 된다면 큰 폭의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