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이 9년여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거래가 줄어든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 보험회사들의 가계대출 잔액이 121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8000억원(0.6%) 줄었다고 5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이 5000억원, 보험계약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이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10년 2분기 이후 약 9년 만이다. 2010년 2분기 보험사의 가계대출은 60조7000억원으로 1분기(60조8000억원) 대비 1000억원 줄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감소폭이 2010년보다 훨씬 큰 것은 그만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6월부터 보험사를 비롯한 2금융권에 총체적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면서 보험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현재 73.1%인 평균 DSR을 70%로 낮춰야 한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대출채권 연체율은 0.30%로 지난해 말 0.29%보다 소폭 올랐다. 대출채권 연체율은 한 달 이상 원리금을 갚지 않은 비율을 뜻한다. 이 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0.58%에서 0.61%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별히 연체가 늘었다기보다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들면서 분모가 줄어 연체율 수치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규모는 5812억원으로 집계됐다. 6139억원이던 지난해 말보다 5.3%(327억원) 감소했다. 금융회사는 자산건전성 등급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하고 이에 맞춰 대손충당금을 적립한다.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을 통칭하는 말로 3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채권을 뜻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회사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 등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며 “향후 신규 연체 발생 추이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