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中 마지막 휴대폰 공장 인력 줄인다
삼성전자가 중국 내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휴대폰 공장의 인력 감원에 나섰다. 중국에서 휴대폰 생산을 접는 수순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에서 인건비 상승, 화웨이 등 현지 휴대폰 업체와의 경쟁 격화에 따른 판매 부진 등에 시달려왔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외국계 기업에 차별 규제를 적용하는 등 현지 경영환경이 나빠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생산기지를 축소하는 대신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와 중국보다 인건비가 싼 베트남 등의 휴대폰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변화에 맞춘 지역별 생산기지 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인건비 급등·경쟁 격화로 고전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삼성전자가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 휴대폰 공장(사진) 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후이저우 휴대폰 공장은 중국 내 남은 마지막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톈진 휴대폰 공장과 선전 통신장비 공장도 폐쇄했다.

이번 결정은 중국 내 인건비 상승과 판매량 급감에 따른 것이다. 후이저우 공장의 월평균 임금은 2008년 1894위안(약 32만원)에서 지난해 5690위안(약 97만원)으로 10년 새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1%에 그쳤다.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2013년 20%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후이저우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했다. 차이신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이 공장 근로자는 약 6000명, 연간 휴대폰 생산량은 약 6300만 대다.

희망퇴직 신청은 오는 14일까지 받는다. 감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공장에선 지난달부터 삼성전자가 공장 문을 닫고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휴대폰 시장 정체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한 중국 내 판매량 감소로 생산물량 조정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게 됐다”며 “공장 인력, 생산량, 폐쇄 여부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인도·베트남선 증설

인도 베트남에선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6억5000만달러(약 7700억원)를 투자해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노이다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6800여 만 대다. 내년 말까지 연간 1억200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인도에서 생산한 제품을 주로 인도에 공급했다. 신공장 완공 이후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주변국 등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인도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 도입이 본격화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25.3%에 그쳤다. SA는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2022년까지 45.1%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에선 모바일 연구개발(R&D) 센터 확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현재 2000여 명인 현지 모바일 R&D센터 인력을 3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2022년까지 베트남 하노이 시내 서호 주변의 1만1600㎡ 규모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짜리 건물을 신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겼다. 스마트폰의 약 4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