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화, 매달 전통주 2병 정기배송…"규제 풀리자 사업 모델 떠올랐죠"
온라인으로 술을 구매하는 건 불법이다. 전통주는 예외다. 2017년 7월 전통주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푼 덕분이다. 하지만 한동안 이렇다 할 전통주 판매 업체가 등장하지 않았다.

이재욱 술담화 대표(사진)는 이 점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대학 시절부터 맛과 향이 다양한 전통주에 관심이 많았다. 규제가 풀리면 다양한 업체가 사업 기회를 찾을 것으로 봤는데 예상과 달랐다. 이유는 전통주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전통주를 검색하면 병 모양, 도수, 제조원 등 딱딱한 정보만 나왔다”며 “전통주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다양한 술 가운데 뭘 골라야 할지 알 수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전통주를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동시에 술을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다양한 술을 권하는 사업 모델을 떠올렸다. 물건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며 인기를 끈 구독경제와 접목하기로 했다. 매달 구독료를 내면 집으로 전통주를 보내주는 ‘술담화’를 시작한 계기다.

술담화는 매달 한 주조장을 선정해 그곳에서 생산하는 술 두 종류를 집으로 보내준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큐레이션 카드도 함께 보낸다. 술의 원료, 향, 주조장 관련 설명이 적힌 카드다. 어떤 안주와 함께 먹으면 좋을지 추천해주고 말린 밤 같은 간단한 안주도 함께 보낸다. 이 대표는 “어떤 전통주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술을 소개하는 효과가 있다”며 “맛본 전통주를 사이트에서 재구매하면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올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구독 인원이 500명가량으로 늘었다. 전통주를 판매하지만 대부분 고객은 20~30대다. 이 대표를 포함한 창업멤버 세 명도 모두 20대다. 마케팅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젊은 층이 모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젊은 세대에게 전통주는 촌스럽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와인만큼 종류도 많고 주조장별 스토리도 다양한 술”이라며 “전통주도 트렌디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도록 디자인과 마케팅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