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제약업계 자성 계기…스타 아닌 산업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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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목 제약협회장 "1회성 '대박'보다 단계적 성장·인프라 구축 필요"
"정부, 바이오·헬스 육성정책 의미 크지만 이행방안 뒷받침돼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온·냉탕'을 오가고 있다.
정부의 바이오·헬스 혁신전략 발표에 환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가 불명예스럽게 퇴출당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 발표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가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로 인해 가라앉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내 20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을 회원으로 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현 상황에 대해 "(인보사 사태가) 자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반짝 성과를 내는 '스타'보다는 전체 산업을 키우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원 회장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2017년 3월 회장에 취임했다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제한 결정에 따라 지난해 1월 자진해서 사퇴했으나 같은 해 11월 재선임됐다.
당시 정치인 출신이 회장을 맡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약사회장부터 국회의원까지 두루 거치며 쌓아온 정부와의 협상 능력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29일 협회에서 만난 원 회장은 제약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인보사 사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제약·바이오 업계 안팎에 퍼져있는 '성과주의'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기술수출 성과가 나온 지 4∼5년이 채 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한 걸음씩 쌓아온 노력의 결과가 이제야 나오기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랜 시간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인만큼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매달려 재촉하는 분위기는 지양해야 한다"며 "이른바 '대박'이 터지는 분야가 아니라 오랫동안 내실을 다져야 하는 산업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실패도 향후 성공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개별 기업과 정부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은 물론 연구자와 바이오벤처, 제약·바이오 기업, 임상시험 수행기관까지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해줘야 하므로 '유기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연구기관과 바이오벤처, 대기업, 임상시험 수행기관에 정부까지 사회의 모든 인프라가 함께 움직여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분야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며 "스타 탄생을 기대하기보다는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에 대한 기대치를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시장 출시 단계까지 전(全) 주기에 걸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데에는 반색했다.
다만 정부 정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행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더 확대돼야 하는 건 물론 정부 내부에서 부처의 칸막이를 없애 제도 입안부터 실행까지 총괄하는 효과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콘트롤타워가 없다면 부처 간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소통의 플랫폼이라도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활발해지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에 대한 세제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장도 밝혔다.
현 제도는 중소 또는 중견기업이 내국인과 기술 거래할 때에만 세액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해외 다국적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수출은 세제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2017년 1조4천억원에서 지난해 5조3천억원으로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원 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거래 상대방은 대부분 외국 법인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세액 공제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바이오 기업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며 "한창 성장 중인 국내 산업계의 현실을 고려해 신약은 물론 복제약 약값 산정도 좀 더 합리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정부, 바이오·헬스 육성정책 의미 크지만 이행방안 뒷받침돼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온·냉탕'을 오가고 있다.
정부의 바이오·헬스 혁신전략 발표에 환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가 불명예스럽게 퇴출당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 발표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가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로 인해 가라앉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내 20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을 회원으로 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현 상황에 대해 "(인보사 사태가) 자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반짝 성과를 내는 '스타'보다는 전체 산업을 키우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원 회장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2017년 3월 회장에 취임했다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제한 결정에 따라 지난해 1월 자진해서 사퇴했으나 같은 해 11월 재선임됐다.
당시 정치인 출신이 회장을 맡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약사회장부터 국회의원까지 두루 거치며 쌓아온 정부와의 협상 능력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29일 협회에서 만난 원 회장은 제약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인보사 사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제약·바이오 업계 안팎에 퍼져있는 '성과주의'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기술수출 성과가 나온 지 4∼5년이 채 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한 걸음씩 쌓아온 노력의 결과가 이제야 나오기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랜 시간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인만큼 눈에 보이는 성과에 매달려 재촉하는 분위기는 지양해야 한다"며 "이른바 '대박'이 터지는 분야가 아니라 오랫동안 내실을 다져야 하는 산업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실패도 향후 성공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개별 기업과 정부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은 물론 연구자와 바이오벤처, 제약·바이오 기업, 임상시험 수행기관까지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해줘야 하므로 '유기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연구기관과 바이오벤처, 대기업, 임상시험 수행기관에 정부까지 사회의 모든 인프라가 함께 움직여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분야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며 "스타 탄생을 기대하기보다는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에 대한 기대치를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시장 출시 단계까지 전(全) 주기에 걸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데에는 반색했다.
다만 정부 정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행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더 확대돼야 하는 건 물론 정부 내부에서 부처의 칸막이를 없애 제도 입안부터 실행까지 총괄하는 효과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콘트롤타워가 없다면 부처 간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소통의 플랫폼이라도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활발해지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에 대한 세제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장도 밝혔다.
현 제도는 중소 또는 중견기업이 내국인과 기술 거래할 때에만 세액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해외 다국적제약사와 체결한 기술수출은 세제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비공개 계약을 제외하고 2017년 1조4천억원에서 지난해 5조3천억원으로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원 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거래 상대방은 대부분 외국 법인이라는 사실을 고려해 세액 공제 범위를 실질적으로 확대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바이오 기업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달라"며 "한창 성장 중인 국내 산업계의 현실을 고려해 신약은 물론 복제약 약값 산정도 좀 더 합리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