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주재로 백악관서 열려…"공화당에서도 '관세 저지' 경고"
트럼프 "그대로 부과될 가능성 커"…멕 대통령 "합의에 이를 것 낙관"
'불법이민' 관세카드 빼든 美, 멕시코와 협상…타결 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국가로부터의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멕시코에 대해 내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양국이 5일(현지시간) 협상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5일 백악관에서 멕시코 대표단과 만나 협상을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의 한 관리는 협상이 오후 3∼4시께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6월 10일부터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도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극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상, 10월 1일부터는 25%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미·영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우리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다음 주부터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그대로 부과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며 "우리는 아마도 관세가 부과되는 동안 논의를 이어갈 것이며, 그 사이 관세는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세부과 예정일인 10일 이전에 양국이 합의에 도달할 것 같다고 밝혔다고 텔레비사 방송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멕시코는 지난 주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급파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 대표단이 미 상무·농무부 장관, 고위 정부 관리들과 접촉했다면서 "대화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회담이 중요하다.

나는 10일 이전에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결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가 미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공화당 의원들이 이를 막을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하는 등 정치권에서 멕시코에 대한 관세에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비공개 오찬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최소 6∼7명의 의원이 멕시코 관세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참석자들이 말했다.

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은 "공화당 회의에서는 관세가 별로 인기가 없다"면서 올 초 국경장벽 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 문제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을 때와 같은 수준의 지원을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