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업체 쏘카가 내놓은 ‘페어링’ 서비스에 가입한 김지현 씨 / 사진=쏘카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내놓은 ‘페어링’ 서비스에 가입한 김지현 씨 / 사진=쏘카
“차량을 공유 하면 할수록 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듭니다. 수입차가 경차보다 오히려 더 저렴할 수 있어요.”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내놓은 ‘페어링’ 서비스에 가입한 김지현 씨(42·사진)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공유경제가 확산 됐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쏘카가 지난달 선보인 이 서비스는 또 다른 공유경제 모델이다. 새 차를 장기 대여해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가용으로 쓰거나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신차 구매에 필요한 초기 비용이 필요 없고 유지비는 적게 들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아이 셋을 둔 가정주부인 김 씨는 페어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혼자 어딜 가거나 아이 한두 명을 태울 때 쓸 두 번째 차량을 알아보고 있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를 보고 상담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미 미니밴을 소유하고 있어 제 값을 주고 새 차를 장만하기엔 부담이 있었다”면서 “주차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많은데 초기 비용을 없애고 합리적 가격에 신차를 탈 수 있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A를 계약했다. 36개월 기준 월 대여료는 85만4000원이다. 6개월 동안은 할인 혜택을 받아 반값인 42만7000원에 새 차를 몰고 있다.

여기에 차량을 공유할 때마다 일정 시간별로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한 달간 5회 공유 시 월 부담금(42만7000원·할인가 기준)의 절반가량을 면제받는 구조다.

취득·등록세와 자동차세 등 세금 부담은 없다. 계약 만료 시 인수 여부까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

차량 선택 폭도 넓다.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부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70, BMW의 5시리즈, SUV인 지프 뉴 지프 체로키 등 다양하다. 차를 사는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회사 측은 틴팅(썬팅)과 블랙박스(주행 영상기록장치), 하이패스 단말기 장착, 쏘카 50% 상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쏘카처럼 빌려 탈 수 있다. 다만 차량 소유주가 허용한 기간 안에서 24시간 단위로만 가능하다.

김 씨는 “벤츠 판매 대리점을 찾아 GLA 구매 상담도 받았었다”며 “그러나 공유를 한 번이라도 하면 매달 내야 하는 비용이 눈에 띄게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서면 국산 경차보다 저렴하다는 느낌”이라며 “이달부터 직접 일정을 짜 차량공유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내놓은 ‘페어링’ 서비스에 가입한 김지현 씨 / 사진=쏘카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내놓은 ‘페어링’ 서비스에 가입한 김지현 씨 / 사진=쏘카
김 씨는 쏘카 페어링을 이용하는 첫 번째 여성이다. 그는 모르는 사람과 차를 같이 이용하는 데 부담이 없는지 묻자 “생활패턴과 운영 권한, 방향 등 모든 조건이 소유주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불안하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 쏘카는 매번 별도로 차량공유 이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신고와 경고 및 벌금 체계도 마련해 차량 상태의 유지를 돕는다.

본인만의 상품을 구성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액션카메라 고프로 등 차량 소유주의 물건을 일정 비용에 빌리는 패키지를 회사 측은 준비 중이다. 김 씨는 “향후 옵션(선택 사양)으로 아동용 카시트와 그늘막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유경제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김 씨는 “주말에만 차량을 쓰는 것보다 서로 필요할 때 공유하는 쪽으로 소비자 의식이 바뀔 것”이라며 “낭비되는 자원을 줄이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언급했다.

또 “차량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공유경제의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본다”며 “사람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쏘카는 이달부터 페어링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보완 과정을 거쳐 오는 9월에는 정식으로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