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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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삶까지 망가트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신을 학교폭력의 피해자라고 소개한 A 씨는 최근 아버지를 잃었다.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면서 자신이 겪은 피해 사례와 아버지의 유서를 공개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A 씨를 괴롭혔던 가해자들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던 무리였다. A 씨는 고등학교 입학 후 처음 사귄 친구들과 PC방에 갔을 때 마주친 가해자들이 "콜라 좀 사달라"는 반협박을 거절했던 것을 시작으로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사주기 싫다"고 하면 지갑을 뒤졌고, 돈이 나오면 뺨을 맞았다. 가해자 4명이 돌아가면서 폭력을 휘두르며 협박을 했고, 인터넷 불법 토토까지 강요했다. A 씨는 "도박으로 돈을 따는 건 거의 불가능한데, 돈을 불리지 못하면 제 몸을 가격하고, 협박과 욕설, 모욕을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또 담배, 술 구입을 강요했고, 그들이 술과 담배를 할 때 망을 봐야 했다. 심지어 편의점에서 술을 먹다가 사람을 때려 필요하게 된 합의금까지 강요했다는게 A 씨의 주장이었다.

"네가 왜 점수가 더 높냐"면서 시험 성적도 조작하고, 교실에서도 시시때때로 폭력이 이뤄졌지만, A 씨는 "선생님들이 가해자들이 괴롭히는 걸 보고도 모른척 했다"며 "지속적인 괴롭힘에 환각과 환청, 불안 장애가 심해져 반년이 넘은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결국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부모님들이 알게됐고, 경찰 수사도 진행됐지만 "진술 내용을 빼고, 가해자들의 협박이 있었다"는게 A 씨의 설명이었다. A 씨는 "'동생을 강간하겠다'는 협박까지 진술했는데도 경찰이 사건을 조용히 덮자 아버지는 그 괴로움에 자살을 했다"며 "아버지의 유서 내용엔 '검찰청 계장님, 우리 아들 잘 부탁합니다,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A 씨는 "물질적인 보상보단 진심어린 사과를 얻기 위해 글을 쓴다"며 "대한민국의 법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있다면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글을 본 사람들은 A 씨의 사연에 함께 분노했다. "교사도, 경찰도 보호해주지 않는데 아버지가 아이를 보호하지 않고 자살하면 어떡하냐",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 "이 사건이 공론화 돼 가해자들이 발도 못붙였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증거 없는 A 씨의 글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몇 년 전부터 잘 알고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저 글을 올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학생 또한 다른 아이의 학교폭력 가해자였다. 저 사건은 몇 년 전에 종결됐고, 아버지의 죽음과 연관이 없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효린, 잔나비 등이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폭로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학교 폭력이 사회적인 문제로 더욱 심각하게 조명받고 있다.

학교폭력 접수, 재심과 행정심판 처리 건수는 해마다 등가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초·중·고교 학교폭력자치위 심의 건수는 1만9968건에서 2017년 3만1240건으로 늘었다. 심의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한 건수도 지난 2015년 979건(가·피해 학생 포함)에서 2017년 1868건으로, 행정심판(교육청·중앙행정심판위원회 포함) 처리 건수도 지난 2015년 345건에서 2017년 633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학교에 설치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지자체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 담당 변호사 등 전문 인력과 전담조직을 확충하고, 외부 전문가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학부모위원 비중을 현행 과반수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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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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