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멈춰선 건설현장 타워크레인들. 사진=연합뉴스
파업에 멈춰선 건설현장 타워크레인들. 사진=연합뉴스
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파업을 철회하면서 크레인 안전을 강화하는 후속 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안전을 파업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명확한 안전 기준을 정립해 차후 불필요한 시비를 막는 취지다.

우선 중소형 건설현장에서 많이 활용되는 소형 타워크레인 조종사에 대해 자격시험을 도입하고 높이와 회전반경을 제한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된다. 양대 노총 소속 조종사들은 파업 명분으로 소형 크레인 폐지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3톤 미만의 자재를 들어 올리는 데 쓰이는 건설 장비다. 하지만 대형 타워크레인처럼 반드시 조종실에 사람이 탈 필요 없이 원격 조종도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인 타워크레인'으로 불린다. 그간 교육만으로도 면허를 딸 수 있어 숙련도가 떨어지고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소형이 아닌 3톤 이상 자재를 다루는 일반 타워크레인의 경우 지금도 필기·실기 시험 등을 거쳐 운전 기능사 자격증을 따야만 타워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다.

다만 소형 크레인 조종사들이 상대적으로 양대 노총 소속 일반 타워크레인 조종사들보다 경제·사회적으로 더 취약한 계층인 만큼 과도한 규제나 자격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구성될 소형 타워크레인 노·사·민·정 협의체는 현재 '20시간 교육 이수+적성검사' 방식인 소형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면허 발급 체계에 자격시험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협의체는 소형 타워크레인 법적 정의도 다시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적재 중량 '3톤 미만'이라는 기준으로 소형과 나머지를 구분했지만, 같은 소형이라도 적재 하중에 관련된 운동성능뿐 아니라 높이나 회전반경 등 작업 범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안전 관리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격화'가 필요하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규격 문제는 일반 타워크레인의 특성·일감과 소형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반 타워크레인 조종사들도 강하게 요구하는 사항이다. '소형 크레인은 3톤 미만 적재화물을 들어 올리고, 높이와 회전반경은 얼마 이하여야 한다' 등의 기준이 신설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반(3톤 이상) 타워크레인과 소형(3톤 미만) 타워크레인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비율은 7대 3으로, 운영되는 크레인 수 비율과 거의 같다. 최근 6개월 내 검사를 받은 타워크레인은 총 3565대인데 소형은 약 30%인 1171대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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