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칭찬받고 인정받길 좋아한다. 의미있는 칭찬은 직원들을 신바람나게 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이 서울 테헤란로 위워크 역삼역점에 모여 대화하고 있다. 한경DB
밀레니얼 세대는 칭찬받고 인정받길 좋아한다. 의미있는 칭찬은 직원들을 신바람나게 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이 서울 테헤란로 위워크 역삼역점에 모여 대화하고 있다. 한경DB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한다는 반론도 있다. 칭찬하는 사람은 그 효과를 기대하지만 막상 듣는 사람은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오늘 얼굴이 아주 환하네!”(빈말로 들림) “이번 분기 목표 달성 잘했더군. 다음 분기도 잘할 수 있지?”(부담을 느끼게 함) “지난번 보고서 작성 잘했더라! 이것도 좀 해줄래?”(아쉬운 소리 하기 전에 밑밥을 깔고 있음) “매출 목표 달성은 잘했지만 말이야. 신규 고객 확보는 왜 이리 엉망인가?”(혼내기 전 완충재로 사용)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칭찬은 상대가 특정 기준을 충족시키거나 넘어섰을 때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칭찬에는 ‘평가’의 속성이 담긴다. 이때 은연중 ‘갑을 관계’가 바닥에 깔리게 된다. 그래서 칭찬받는 사람은 들을 땐 좋아도 뒤돌아서면 뭔가 찜찜하다. 제대로 된 칭찬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가보다 ‘인정’하는 칭찬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언제 인정받았다고 느낄까.

첫째, ‘수용’이 전제될 때다. 상대를 수용한다는 것은 내 잣대로 평가하거나 재단하는 일이 아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가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거나 일정 행동을 하기 때문에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체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존중’이 깔려 있을 때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자연스럽게 존중하게 된다. 존중이란 상대의 존재 자체를 중히 여기는 것이다. 상대의 인격, 생각, 의도를 중요시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진정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셋째, ‘믿음’이 표출될 때다. 상대에게 어떤 일을 해낼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표현해야 한다. 새로운 일을 맡기면서 “나는 자네가 이 일을 잘 해낼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맡기는 거네” “이 프로젝트에는 자네가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자네를 배치한 것일세”같이 칭찬 섞인 말을 해주면 효과적이다.

끝으로, ‘보상’이 주어질 때다. 상대가 좋아할 만한 보상을 제공하면 상대를 인정하는 화룡점정이 된다. 보상이 반드시 금전적일 필요는 없다. KFC, 피자헛,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세계적인 외식업체 얌브랜즈(Yum! Brands)의 전임 CEO 데이비드 노백은 일을 잘하는 직원을 만나면 ‘매니저 말이 당신이 일을 정말 잘한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하며 고무로 된 치킨 장난감을 건네곤 했다. 인정을 바탕으로 하되 다음에 주목해 칭찬하면 그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근거를 들어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참, 매력적이세요!”라는 말과 “웃으실 때 눈이 반달 모습이 되는 게 정말 매력적이시네요!”라는 말 중 어떤 게 더 기분 좋은가. 칭찬할 때는 근거를 제시하며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거를 제시하려면 관찰을 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PT)을 잘한 직원에게 “PT 아주 멋졌어!”라고만 하지 말고, “오늘 PT 좋았네. 특히 다른 회사와 비교한 사례가 눈길을 끌더라고. 듣다 보니 설명도 이해하기 쉬웠고, 파워포인트도 잘 다루더군”이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능력보다는 노력을 칭찬하라

성과는 능력과 노력이 만들어낸다. 높은 성과를 낸 사람에게 능력과 노력 중 한 가지를 칭찬한다면 무엇이 좋을까. 노력이다. 능력을 칭찬받은 사람은 자신이 낮은 성과를 낼 경우 자신의 능력이 부정될 것을 우려해 목표를 낮게 잡으려 하기 때문이다. 캐럴 드웩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노력이 성과를 결정한다고 보는 시각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낸다고 말했다. 어떤 직원이 매출 목표를 120% 달성했다면 “자넨 영업에 천부적 자질을 지니고 있어”라는 칭찬보다 “이번 분기에 매일 세 명 이상의 고객을 만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이렇게 좋은 성과를 올렸네”라고 말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내 편에서 상대 영향을 칭찬하라

칭찬할 때 ‘나’의 편에서 상대의 행동이 어떤 도움이 됐고 좋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려준다면 그 효과가 배가된다. 예를 들어 “이번에 시장조사 보고서를 잘 작성해준 덕분에 우리 팀이 신규 브랜드 론칭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네”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칭찬할 때 상대의 행동이 나 또는 우리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이나 효과를 미쳤는지를 알려준다면 상대는 칭찬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된다.

진정성 있게 칭찬하라

칭찬이 진정성 있게 전달되려면 고마움을 표시하는 형태가 좋다. 가장 간략하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화법으로는 BER 화법이 있다. 행동(Behavior)의 효과와 영향을 밝히고 인정(Recognition)해주는 것이다. 김 과장이 사흘간 야근해가며 작성한 마케팅 기획안을 본부장에게 보고해 박 팀장이 칭찬을 받았다. 이때 박 팀장은 “김 과장, 지난 사흘간 마케팅 기획안 작성하느라 집에도 못 가고 고생 많았지(행동). 자네가 그렇게 수고해준 덕분에 본부장님께 보고해서 칭찬을 많이 받았어(영향). 며칠간 정말 고생 많았네. 너무 고맙네(인정)”라고 말하면 된다.

"자네가 이 일의 적임자네" 믿음 섞인 칭찬을 해라
직원들의 대부분을 이루는 밀레니얼 세대는 칭찬받고 인정받길 특히 좋아한다. 반면 리더인 X세대나 베이비붐 세대는 칭찬을 별로 받아본 적이 없어 칭찬에 인색하다. 조금만 더 고민해 칭찬한다면 직원들을 신바람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권상술 피플앤비즈니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