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노조 반대에 佛정부 최근 제동…세계 3위 車업체 탄생 없던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보였던 거대 자동차업체 간 합병 추진이 결국 무산됐다.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제안했던 합병 제안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간) FCA가 르노와의 합병 추진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6일 보도했다.
피아트, 르노 합병 제안 철회…"프랑스 정치환경 탓 무산"
르노 이사회가 최근까지 FCA의 합병 제안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끄는 모습을 보이자 피아트가 제안을 거둬들인 것이다.

이사회 관계자는 "(르노의 주식을 보유한) 프랑스 정부가 합병과 관련해 연기를 요청해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르노의 주식 15%를 소유한 프랑스 정부는 애초 합병 추진을 지지한 바 있다.

구매 비용 절감,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개발 비용 분담 등 합병이 가져다줄 이익을 생각해서였다.

그렇지만 르노 노조는 일자리 감소를 우려, 이번 합병이 르노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피아트만 구제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공장 내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BFM 방송에 나와 "시간을 가지고 일을 처리하자"며 서둘러 합병에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AP 통신은 프랑스의 정치적인 환경 탓에 양 기업의 합병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FCA도 성명을 내 "프랑스의 정치적 상황이 성공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자적인 전략 실행을 바탕으로 책무를 이행할 것"이라며 합병 제안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FCA는 지난달 27일 르노에 각각 50%의 지분을 소유하는 합병을 제안했다.

350억달러(약 41조 2천300억원) 규모의 합병이 성사됐다면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도요타에 이어 연간 생산 대수 870만 대 규모의 세계 3위 자동차 회사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