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고유정 씨(36)의 신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다른 피의자 신상공개 사례와 달리 이름과 나이가 먼저 공개되고 얼굴 공개 시점은 늦춰져 신상공개 결정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흉악범 신상공개 '고무줄'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오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고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고씨의 얼굴은 이날 노출되지 않았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얼굴을 공개하면 피의자 심경 변화 등으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후 현장 검증이나 검찰 송치 시 피의자 얼굴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얼굴 노출이 없던 것을 두고 흉악범의 신상공개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피의자 신상공개를 할 땐 얼굴·이름·나이가 함께 공개되는 게 일반적이어서다. 신상공개 여부와 시기도 제각각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발생한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과 ‘춘천 예비신부 살인사건’ 피의자는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올 들어 피의자 신상공개가 모두 구속 후 이뤄진 반면 2017년 ‘창원 골프장 납치 살인사건’에서는 구속 전에 공개됐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