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부과 검토
SCMP "사전협상 전혀 없어 시진핑, 양국 정상회담 거절할 가능성도"
트럼프 "이달말 G20서 시진핑 만난 후 中추가관세 여부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이후 중국산 제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3천250억 달러어치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시기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 G20 직후 2주 안에 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이라며 "어느 쪽이든 G20 이후에는 그런 결정을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 아일랜드 섀넌 공항에서도 기자들에게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중국산 제품) 2천500억 달러어치에 (관세) 25%를 받고 있다.

최소 3천억 달러에 대해 또다시 (관세를) 올릴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 규모 1, 2위인 양국은 지난해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에 불공정한 무역관행 시정과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하면서 작년 중국산 제품 500억 달러어치에 25%, 2천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작년 12월 1일 아르헨티나 G20 기간에 정상회담을 하고 '90일 휴전'에 합의한 후 협상에 나섰으나 협상이 더디게 진척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 초안에서 대폭 후퇴했다며 10%로 부과하던 2천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지난달 10일부터 25%로 인상했다.

여기에 더해 이제까지 관세 비부과 대상이던 3천25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이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산 희토류 수출을 보복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전협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시 주석이 오사카 G20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데이비드 달러 선임 연구원은 SCMP에 "시 주석이 일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거절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이 사전에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은 시 주석에게 위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만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우리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한다면 시 주석은 실패한 협상가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많은 중국 경제 관리를 만났다는 달러 연구원은 "중국은 무역 갈등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며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지만 갈수록 비관적이 되고 있으며, (무역전쟁의 타격에도) 경제를 견고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