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페북 글 수정해 '빨갱이' 추가…靑관계자 "편가르기 종합판"

'세월호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해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차 전 의원은 지난 6일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좌우이념을 극복한 애국정신을 강조하면서 약산 김원봉(1898∼1958)을 언급하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 처음 올린 글에서 '탄핵 대상'이라고만 썼다가 8차례의 수정을 거쳐 '문재인은 빨갱이'까지 추가했다.

차 전 의원은 수정된 글에서 "김원봉이 누구인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그놈이다.

그런 놈을 국군 창설자라고 하다니 이보다 반(反)국가적, 반(反)헌법적 망언이 어딨는가? 그것도 현충일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내가 더이상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한국당 뭐하나?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뭔가"라며 "우선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의 발언에 여권은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좌우이념으로 진영을 가르고 군부독재 시절 진보·좌파 인사들을 '주홍글씨'로 낙인찍어 탄압하는 데 사용된 '빨갱이'라는 단어를 문 대통령을 향해 쓴 것은 정치인으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될 언사라는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며 "이를 이념 갈라치기로 활용해 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을 퍼부은 차 전 의원의 입장은 자유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물었다.

이 대변인은 "그렇지 않다면 지난 번처럼 면죄부주기식 징계로 막말 경쟁을 부추기지 말고 이번 기회에 차 전 의원을 당에서 영구히 축출하길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논리적 비약, 막말, 이념에 사로잡힌 색깔론, 편가르기의 종합판"이라며 "국민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4월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는 글을 써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당으로부터 당원권 3개월의 정지 징계를 받았다.

차 전 의원의 이날 막말 논란은 황교안 대표가 지난 5일 당내 "또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참으로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무색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