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르노삼성·한국GM과 쌍용차…노조에 뒤바뀐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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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01.19831111.1.jpg)
반면 쌍용자동차는 해고자 복직과 9년 연속 노사 무분규 기록 등 노사 간 협력에 힘입어 내수 3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해 사뭇 다른 모습이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5일 무기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파업을 한 건 4년 만이다.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시작된 갈등은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생산 손실은 약 2806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1일에는 노조가 전체 조합원 2219명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11개월 만에 마련한 결과물을 걷어찬 것이다. 투표자 2141명 중 1109명(51.8%)이 반대표를 던졌다.
노조 파업에 따른 일감절벽은 고용을 위협하는 등 경쟁력을 깎아 먹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 르노는 임단협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 수출물량 배정을 논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생산 예정이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가 스페인 공장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 내부에서도 서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전면 파업 지침에도 야간조 900여 명 중 절반은 정상근무를 했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을 거부한 조합원들과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며 “참여율이 매우 저조하고 일반 조합원들의 지지는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섭 장소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연기됐다. 과거 4월이면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올해는 기약 없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노조는 협상 테이블에 기본급 5.6% 인상과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250%(약 1000만원), 정년 연장 등을 올리기로 했다. 지난해 임단협 성과를 뒤엎는 수준으로 되돌아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원만한 노사 관계는 신차 효과와 맞물려 판매 실적 개선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4만7731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4만1821대) 대비 14.1% 증가했다. 특히 내수 판매는 3개월 연속 1만 대를 돌파했다.
내수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르노삼성, 한국GM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 노조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어기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회사가 없으면 노조도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완성차 업체는 ‘위기’를 넘어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경영 환경을 감안한 행동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정부가 적극 나서 중재 역할을 하는 등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