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시인,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 수상
김혜순 시인(64)이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그리핀 시 문학상(Griffin Poetry Prize)’을 수상했다. 2007년엔 고은 시인이 공로상을 수상한데 이어 한국인으로선 두번째 수상이다.

그리핀 시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6일(현지시간) 그리핀 시문학상 국제 부문에 김 시인의 시집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시집을 영어로 번역한 최돈미 번역자와 김 시인이 공동 수상했다. 수상자에겐 각각 6만5000 캐나다달러(5700만원)가 지급된다.

그리핀 시문학상은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시 문학상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시 히니가 수상하기도 했다.

2015년 출간된 '죽음의 자서전'은 그해 온몸이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고통을 주는 ‘삼차신경통’이라는 병을 앓았던 시인이 메르스 사태로 병원을 옮겨다니면서 겪은 이중의 고통 속에서 써내려간 시 49편을 묶은 시집이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계속되는 사회적 죽음들에 대해 썼다. 캐나다 현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 시인은 “국가가 책임지지 않아 죽음으로 내몰린 사람들에 대한 아픔을 함께 앓았다”며 “최고의 번역가 최돈미 씨와 투병 중인 어머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시인인 김 시인은 1979년 등단해 시집 '또 다른 별에서', '어느 별의 지옥', '한 잔의 붉은 거울' 등 13권의 시집을 펴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 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