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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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속도를 붙이면서 스마트폰 부품주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부품주는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반면 애플 납품비중이 큰 부품사들은 ‘아이폰’에 대한 중국 내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2018년 기준) 중 해외 비중은 49%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올리며 애플(17%)을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32%로 1위를 차지했지만 화웨이에 쫓기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글이 최근 플레이스토어와 유튜브 등 서비스 지원을 중단하면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난관에 봉착했다. 바이두와 텐센트 등 대체 서비스가 존재하는 자국 시장과는 달리 해외 시장은 대안이 없어 서비스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마저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프로세서(AP) 설계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게 됐다. 화웨이가 차세대 AP 대응에 실패하면 자국 시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방성이 핵심인 운영체제(OS)의 특성을 고려하면 화웨이가 각종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대응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며 “구글 모바일 서비스의 부재는 해외 소비자 의사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삼성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고 연구원은 “소비자는 화웨이 휴대폰의 대안으로 삼성 제품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삼성전자 출하량이 기존 2억8300만대에서 3억400만대로 7.5%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과 중남미 시장 점유율은 각각 39.3%, 41.2%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캠시스와 파트론, 아모텍 등 삼성 스마트폰 부품사가 수혜주로 부상했다. 이미 증시에선 이같은 재료가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메라 모듈 등을 만드는 캠시스와 파트론은 최근 한달 동안 주가가 각각 25.52%, 17.79% 급등했다.

반면 애플 납품비중이 큰 부품주는 ‘미·중 스마트폰 전쟁’에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화웨이 제재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국 내 아이폰 불매 운동이 거세진다면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올해 1분기 기준)은 8%대에서 4%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아이폰 출하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LG이노텍(카메라)과 비에이치(유기발광다이오드)의 애플에 대한 공급량이 10%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1분기 14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LG이노텍은 최근 한달새 주가가 18.79% 떨어졌다. 비에이치도 같은 기간 주가가 20.50% 빠졌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