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신중 접근 필요"…반대 시민 "공론화 명분으로 양분 말라"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 위치 선정을 위한 속초시 공론화 과정이 갈등 조짐을 보인다.

김철수 속초시장이 최근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최적의 종착역 위치를 찾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9일 현재 시청 인터넷 게시판 등에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서고속철 속초 종착역 위치 공론화…시민 갈등 조짐
김 시장은 앞서 지난 3일 동해북부선과 연계해 동서고속화철도 역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10일까지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시 각 부서에 요청했다.

또 시의회, 번영회, 원탁회의 등 시민단체와 협의하고 전문가 의견도 구한 뒤 공청회 등을 개최하고, 필요하면 주민투표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사 위치가 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이후 시청 인터넷 게시판에는 반대의견이 올라오는 등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한 시민은 "역사 이전 공론화에 참을 수 없는 울분을 느낀다"며 "정부가 수년간 검토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 막 시작하려는 단계에서 최대한 도움을 줘야 할 지자체장이 역 이전이라는 말도 안 되는 태클을 거는 이유가 뭐냐"고 비난했다.

이어 "수년 전에도 개발을 추진하다 공시지가만 높여 세금만 더 거두어놓고 이번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 이전한다면 토지소유자들이 가만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어떤 이유도 공론화는 명분이 없으니 공론화라는 말로 시민들을 양분시키지 말라"며 "속초시만이 하는 사업이 아니라 도 지자체들이 같이 하는 사업인데 시로 인해 무산되거나 연기되면 다른 시군의 빈축을 살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시민은 "30년 숙원사업이 오랜 기다림 끝에 꿈이 현실이 됐으나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왜냐하면 시장이 역사 위치를 외곽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무슨 근거로 그런 공론화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안대로 해야 시의 장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서고속화철도 종착역은 속초시 조양동 동광사 일대로 잠정 결정된 상태며, 철도는 미시령을 지하로 통과한 후 노학동을 거쳐 동광사 부근 종착역까지 연결되는 것으로 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