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 관세 철회…'軍 동원 불법 이민 차단' 약속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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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협박 통했다
'5% 관세' 사흘 앞두고 무기한 보류
"軍병력이 국경서 이민 단속" 합의
美 '관세카드' 다시 꺼낼 여지 남겨
'5% 관세' 사흘 앞두고 무기한 보류
"軍병력이 국경서 이민 단속" 합의
美 '관세카드' 다시 꺼낼 여지 남겨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가 발효 사흘 전 무기한 보류됐다. 멕시코가 국경에 군병력을 배치하는 등 강력한 불법 이민 단속에 나서기로 합의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의 관세 협박이 다시 한번 협상력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철회하는 대신 무기한 보류함으로써 언제든 다시 관세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살려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미국이 멕시코와 합의에 도달했다”며 “멕시코에 10일 부과할 예정이던 관세는 무기한 보류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모든 멕시코인의 지지 덕분에 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6월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에 5% 관세를 매기고 오는 10월까지 단계적으로 25%로 올리겠다”고 했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는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워싱턴DC에서 협상을 벌였다.
양국 외교부가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멕시코는 군의 국경 배치, 불법 밀입국 조직 단속 등 중미 이민자 행렬을 막기 위한 ‘유례없는 조치’들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멕시코가 자국 남부 과테말라와의 국경에 군대를 거의 배치하지 않았지만, 이곳에 군인 6000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에 불법 입국해 망명 신청을 한 이민자의 경우 신속히 멕시코로 돌려보내고 망명 심사를 하는 동안 멕시코는 이들에게 거주지와 교육, 일자리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은 당초 멕시코를 이른바 ‘안전한 제3국’으로 삼아 중미 이민자가 미국 대신 멕시코에 망명하도록 하길 원했지만 한발 물러섰다.
양국은 이번 조치로 불법 이민을 막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하기로 하고 90일간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관세 위협을 통해 멕시코의 협조를 얻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산 수입품 관세 부과 방침과 관련해 “관세는 아름다운 것이고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안다면 아름다운 말”이라고 했다.
멕시코도 협상을 사흘 만에 타결함으로써 일단 ‘관세 부과’라는 파국은 피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물론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GM 등 미국 기업 및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도 걱정을 덜게 됐다.
아울러 양국 협상 타결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양국 비준 절차도 제 궤도를 찾을 전망이다.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멕시코를 안전한 제3국으로 삼으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불법 이민 차단에 효과가 없거나 멕시코의 조치가 흡족하지 못할 경우 언제라도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관세 협박은 끝난 게 아니라 잠시 미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8일 멕시코와의 협상 타결로 불법 이민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 권한(관세 부과)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미국이 멕시코와 합의에 도달했다”며 “멕시코에 10일 부과할 예정이던 관세는 무기한 보류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모든 멕시코인의 지지 덕분에 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6월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에 5% 관세를 매기고 오는 10월까지 단계적으로 25%로 올리겠다”고 했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는 지난 5일부터 사흘간 워싱턴DC에서 협상을 벌였다.
양국 외교부가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멕시코는 군의 국경 배치, 불법 밀입국 조직 단속 등 중미 이민자 행렬을 막기 위한 ‘유례없는 조치’들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멕시코가 자국 남부 과테말라와의 국경에 군대를 거의 배치하지 않았지만, 이곳에 군인 6000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에 불법 입국해 망명 신청을 한 이민자의 경우 신속히 멕시코로 돌려보내고 망명 심사를 하는 동안 멕시코는 이들에게 거주지와 교육, 일자리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은 당초 멕시코를 이른바 ‘안전한 제3국’으로 삼아 중미 이민자가 미국 대신 멕시코에 망명하도록 하길 원했지만 한발 물러섰다.
양국은 이번 조치로 불법 이민을 막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하기로 하고 90일간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관세 위협을 통해 멕시코의 협조를 얻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산 수입품 관세 부과 방침과 관련해 “관세는 아름다운 것이고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안다면 아름다운 말”이라고 했다.
멕시코도 협상을 사흘 만에 타결함으로써 일단 ‘관세 부과’라는 파국은 피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물론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GM 등 미국 기업 및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도 걱정을 덜게 됐다.
아울러 양국 협상 타결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양국 비준 절차도 제 궤도를 찾을 전망이다.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멕시코를 안전한 제3국으로 삼으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불법 이민 차단에 효과가 없거나 멕시코의 조치가 흡족하지 못할 경우 언제라도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관세 협박은 끝난 게 아니라 잠시 미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8일 멕시코와의 협상 타결로 불법 이민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 권한(관세 부과)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