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프 축제’가 오는 20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스타 등용문’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총상금 7억원)다. 올해는 달라진 전장에서 국내 최강 스타골퍼가 총출동해 실력을 겨룬다. ‘골프 마니아의 성지’ 경기 포천의 포천힐스CC(파72·6550야드) 가든(OUT)·팰리스(IN)코스가 새 ‘그린 퀸’을 맞이할 열전의 무대다. 23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아마추어 3명, 특별추천 3명을 포함해 135명의 선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첫 대회가 열린 2015년부터 4라운드, 72홀 포맷을 지켜왔다. 이 덕분에 3라운드, 54홀로 열리는 일반 대회보다 높은 변별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천힐스CC로 장소를 옮긴 올해도 이 같은 전통을 이어 ‘KLPGA투어의 스타 등용문’이라는 위상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포부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K골프 최강자’들이 펼치는 명승부로 2015년 창설 이후 매년 2만여 명의 갤러리가 찾는 ‘명품대회’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대회에서 갤러리들이 챔피언조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한경 DB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K골프 최강자’들이 펼치는 명승부로 2015년 창설 이후 매년 2만여 명의 갤러리가 찾는 ‘명품대회’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대회에서 갤러리들이 챔피언조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한경 DB
40분만 달리면 ‘K골프’ 스타 눈앞에

포천힐스CC는 올 시즌 KLPGA투어가 열리는 대회장 중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잠실, 경기 고양시 일산 등 주요 지역에서 40분~1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 대다수 골프장이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한참을 더 진입해야 하는 것과 달리 포천IC에서 3분 안팎이면 닿는다. 오가는 길에 교통체증이 ‘제로(0)’에 가깝다는 점이 이채롭다. 시간대는 물론 요일과도 상관이 없다. 도로 폭은 넓지만 교통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포천으로 간 BC카드·한경…더 가까워진 名品코스서 '★들의 전쟁'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대회조직위원회 역시 ‘역대급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초대 챔피언인 장하나(27·비씨카드)와 2연패의 주인공 오지현(23·KB금융그룹)을 비롯해 전인지(25) 김지현(28) 최혜진(20) 이정은(23) 고진영(24) 등 해마다 K골프 최강 챔피언들이 빠짐없이 출전해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연출한 덕이다. 2016년 대회엔 총 3만2893명(KLPGA 집계)의 갤러리가 다녀가 그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과 함께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포천힐스CC가 자리한 포천 군내면은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서울보다 3~4도 낮은 선선한 기온을 유지한다. 한여름 ‘갤러리 바캉스’로 삼을 만한 조건이다.

장하나·최혜진, 첫날부터 ‘버디 폭격’?

장하나
장하나
관심사는 까다로운 산악코스를 장악할 주인공이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대회는 ‘초대 챔피언’ 장하나(2015년)와 2016~2017년 2연패의 주인공 오지현, 2018년 이 대회 제패와 함께 ‘대세’로 떠오른 디펜딩 챔피언 최혜진 등 투어 최정상급 선수에게만 그린여왕 자리를 허용했다. 최근 상승세가 뚜렷한 장하나와 최혜진이 ‘제5대 BC카드·한경 퀸’에 오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두 선수의 특기인 ‘컴퓨터 아이언샷’은 포천힐스CC를 지배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그린 적중률 82.30%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최혜진과 80.65%로 3위를 기록 중인 장하나는 투어에서 아이언샷을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다. 포천힐스CC는 좁고 굴곡이 심한 페어웨이로 유명하다. 여기에 그린 주변 벙커까지 많다. 정교한 샷이 필수다. 아이언에 능한 두 선수의 ‘언더파 폭격’이 점쳐지는 이유다. 포천힐스CC와 대회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홀의 전장과 난도를 최대치로 키워 ‘포천힐스 초대 챔피언’의 위상에 걸맞은 변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혜진
최혜진
한편 최혜진은 9일 끝난 KLPGA투어 에쓰오일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그는 이날 엘리시안제주CC(파72·6622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최종일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이틀 연속 66타를 친 그는 최종합계 12언더파 132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3승, 투어 통산 7승째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원. 장하나, 박지영(23)이 공동 2위(11언더파)를 차지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