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퇴진파는 정병국 vs 孫, '측근' 주대환 주장
오후 의원 워크숍서 '전면전' 가능성도…당 내홍 분수령
혁신위원장 선임 놓고 '칼끝 신경전'…바른미래 정면충돌 조짐
극심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10일 혁신위원회 출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손학규 대표를 주축으로 한 당권파는 오후 열리는 의원 워크숍에서 주대환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 출범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주 의장은 손 대표가 주도하는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를 역임한 측근으로 통한다.

반면, 유승민계·안철수계가 주축이 된 최고위원들은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삼고 손 대표 퇴진까지 주제로 올리는 전권 혁신위원회를 고수하면서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양측은 혁신위원회의 성격과 위원장 후보를 놓고 '정타' 대신 '잽'을 날리며 탐색전을 펼쳤다.

바른정당 출신으로 유승민계로 통하는 하태경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어떤 것은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당 일각의 주장이 있다"며 "그것은 혁신하지 말라는 것이며 반(反) 혁신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모든 것을 내려놓는 자세로 정병국 혁신위원회를 통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대표는 대표대로 직에 연연하지 않는 가장 높은 강도의 혁신위를 구성할 때 국민이 진정성에 반응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정 의원은 훌륭한 분이지만 지난 패스트트랙 사보임 과정에서 당내 반대세력이 많이 생겼다"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주대환 선생은 보수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관심이 많고, 원래는 노동운동 출신"이라면서 "연찬회 등 앞으로 여러 자리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위원장 선임 놓고 '칼끝 신경전'…바른미래 정면충돌 조짐
혁신위원회 출범은 최고위 의결 사항으로 9명의 최고위원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최고위는 손 대표 등 당권파가 4명, 바른정당 출신이 4명, 안철수계가 1명으로 구성돼 외형상으로는 당권파가 불리한 형국이다.

그러나 안건 상정 권한을 손 대표가 쥐고 있어 혁신위 설립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은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 워크숍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워크숍 자유토론 세션에서는 혁신위원장 인선을 놓고 의원 전원이 가세하는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어 4·3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진 당 내홍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