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타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1남2녀 중 막내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6·사진)가 1년2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조 전 전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4)의 여동생이다. KCGI(강성부 펀드)의 경영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오너가(家)가 협력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은 10일 조 전 전무를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2007년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마케팅본부장을 지낸 뒤 대한항공의 광고·마케팅 업무를 총괄하는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를 맡았다. 지난해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이후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한진은 조 전무가 수사받은 각종 혐의에 대해 검찰로부터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법적으로 경영 참여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 전무는 신사업 개발과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담당한다.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 및 신관, 인천과 부산 정석빌딩을 보유한 그룹 내 부동산 관리업체다.

경영계에선 조 전무의 경영 복귀가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를 상대로 한 경영권 방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CGI는 조양호 회장 타계 이후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며 지분율을 15.98%까지 높였다. 조양호 회장(17.84%)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28.93%다. 2600억원대로 추산되는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조원태 회장 등이 한진칼 지분을 일부 매각할 경우 KCGI에 경영권을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 전무(2.30%)는 조원태 회장(2.34%)과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에 이은 한진칼 주요 주주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텔사업 등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