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창업자의 역할이 큰데 70세가 넘으면서 회사의 연속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자녀 4명 중 3명이 근무하는데 기업을 승계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번 가업상속 개편안엔 현장 목소리 반영될까"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연합회’ 회장을 지낸 민남규 케이디켐 대표가 10일 “주변에서 꽤 열심히 하던 중소기업인들이 회사를 팔고 해외에 이민 가려고 한다”며 국내 기업 승계의 맹점을 성토했다. 민 대표 등 중소기업인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사진)에서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승계 세제 개편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내놨다. 성명서 발표에는 중기중앙회를 비롯해 이노비즈협회, 코스닥협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학회가 참여했다.

10년의 사후관리 기간이 도마에 올랐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용·업종·자산 유지 등 엄격한 제한 규정을 두다 보니 가업상속공제 신청 자체를 꺼린다”며 “7년 이하로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유지 조건은 독일처럼 인력 대신 급여 총액을 유지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기업계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사후 상속보다는 사전 증여를 통한 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길을 터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가업상속공제 수준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100억원에 불과한 증여공제 한도를 500억원으로 늘리고, 상속 개시 시점까지 증여세 납부를 유예해주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법인사업자만 사전 증여 대상인데 개인사업자로 확대하고, 증여 대상도 1인 이상 자녀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