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하야에 결정적 증언한 존 딘 의회 출석…트럼프 "난 그만두지 않는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 고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로 알려진 행동들과 닉슨 전 대통령의 불법적 행위 사이에 놀랄만한 유사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닉슨 前고문 "트럼프 사법방해, 워터게이트와 놀랄만큼 유사"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닉슨 행정부 당시 존 딘 백악관 법률고문은 미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 보고서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딘 전 고문은 1974년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몰고 온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서, 애초 이 사건의 기획과 은폐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의회에 출석해 닉슨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 사임을 끌어내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10가지 사법방해 가능성을 서술한 뮬러 특검 보고서를 1974년 리언 재워스키 특검이 당시 의회에 전달한 로드맵과 맞먹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여러 면에서 뮬러 보고서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소위 워터게이트 로드맵과 닉슨 대통령의 관계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등장하는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의 역할 역시 워터게이트 사건과의 유사점 중 하나로 꼽았다.

맥갠 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뮬러 특검 해임 등 여러 지시를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이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사법방해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

딘 전 고문은 맥갠 전 고문이 불법행위에 참여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맥갠이 이런 행위들의 비판적 목격자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가 몇몇 사법방해 시도를 막은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주요 증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응 지시에 따라 줄줄이 의회에 불출석하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비판해온 딘 전 고문을 청문회에 불렀다.
닉슨 前고문 "트럼프 사법방해, 워터게이트와 놀랄만큼 유사"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존 딘은 오랜 시간 루저였다"고 비판하며 러시아 스캔들이 '닉슨 게이트'와 유사하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닉슨 전 대통령처럼 하야를 강요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닉슨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게 아니라 스스로 물러났다고 상기시킨 뒤 "그는 그만뒀다. 나는 떠나지 않는다.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잘못한 일이 결코 없는데 누군가를 탄핵할 수는 없다"라며 결백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딘 전 고문을 "돈을 받고 CNN에 기고하는, 망신당한 백악관 고문"이라고 혹평한 뒤 민주당에 대해서도 "그저 (특검을) 다시 하기를 원하지만 결코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