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린푸드 주가 8년 만에 최저점 내려와
주가 부양 포석, 회사 측 "책임 경영 차원"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11만3694주 매입했다. 평균 취득 단가 1만3225원에 총 15억300만원어치다. 정 부회장은 이달 들어 다시 다섯 차례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현대그린푸드 주식 10만2102주를 12억4900만원어치 추가 매입했다.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정 부회장의 지분은 23.03%에서 23.26%로 증가했다.
정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 주식 매입은 자신의 현대홈쇼핑 주식을 현대그린푸드에 넘기고,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시간외매매로 가져온 지난해 4월 이후 1년여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순환출자구조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형인 정지선 회장과 함께 계열사간 주식 매입·매각에 참여한 바 있다.
2015년 8월 2만8500원까지 올랐던 현대그린푸드 주가는 현재 1만2000원대로 3년10개월 만에 약 55% 떨어졌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식수 감소가 꼽힌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범현대가(家)를 주요 거래처로 뒀던 현대그린푸드는 경기둔화 등으로 이들 공장에서의 식수가 감소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실제 2016년 6575억원이었던 현대그린푸드의 급식(푸드서비스) 매출은 2017년 5850억원, 지난해 629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그린푸드의 급식부문은 그동안 현대중공업 인력조정에 따른 식수 감소로 매출이 하락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오너가(家)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통상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현대그린푸드는 식품부문이 현대백화점 신규 출점, 병원 중심의 대형 거래처 신규 수주 등으로 급식부문의 실적 약화를 보완하고 있다. 특히 식자재 부문은 1인 가구 증가 및 맞벌이 가구 비중 확대에 대응해 가정간편식(HMR) 등을 내놓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 원재료를 통합 구매하는 등 바잉-파워 개선으로 효율을 꾀하고 있다"며 "급식사업 외에 외식사업 등에서 백화점 채널을 통해 출점하면서 로드숍 위주인 경쟁사 대비 경기 부진 영향을 덜 받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올해 현대그린푸드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데 따른 책임경영 차원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