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트럼프, 北압박해도 양보 안 할 것…北 잘못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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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너·스나이더 등 "美 대선에서 북한 이슈 영향 미미해"
한국기자들과 간담회 …일부에선 '외교업적 지키려 양보할 수도' 반론
북한이 내년 대선을 의식해 압박 수위를 높이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굴복해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3일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연말'을 미국의 방침 변경 시한으로 제시했다.
이는 다분히 내년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여의치 않으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카드 등으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주관한 언론교류 프로그램(5월 28일∼6월 5일)에 참가한 한국기자들과 미국 워싱턴 등에서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는 미 대선에서 큰 이슈는 아니다"라며 "북한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외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 이슈가 미국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북한이 어떤 일을 하든 크게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뽑을 사람은 뽑을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뽑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의 입장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특별히 북한과 외교에서 성과를 거둬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다만 선거와는 별개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ICBM 테스트를 하면 과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아주 긴장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한반도 문제는 미 대선에서 큰 이슈는 아닌데, 북한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 이슈와 대선은 별도"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압박을 통해 미국이 양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미국은 그렇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다.
이번에 미사일을 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괜찮다고 했지만, 다음번에는 다를 수 있다"면서 "북한은 이런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압박이 고조되면 미국이 양보안을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하게 맞대응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데니 로이 미국 동서센터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대미 압박 차원에서 내년 초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하더라도 미국이 더 나은 제안을 해주거나, 다른 합의를 해줄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예전의 적대관계로 돌아가자고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이 계속 압박한다고 양보하면 국내 입지 측면에서 좋지 않다"면서 "차라리 미국이 좋은 제안을 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 위원장이 제안한 건 나쁜 딜(합의)이어서 미국을 위해 받지 못한다는 식으로 하는 게 국내 정치적으로 더 낫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 중단을 중요한 외교업적으로 내세우고 있어 실제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할 조짐을 보이면 대선에서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한층 누그러진 협상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한편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억류가 과거 BDA(방코델타아시아) 사태 때처럼 북핵 협상을 가로막을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가 서로 압류자산을 교환하는, 와이즈 어니스트호와 푸에블로호를 교환하는 수준의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23일 승조원 83명을 태우고 북한 해안에서 40㎞ 떨어진 동해상에서 업무수행 중 북한 초계정 4척과 미그기 2대의 위협을 받고 나포됐다.
북한은 그해 12월 미국이 북한 영해침범을 사과하는 문서에 서명한 뒤 푸에블로호 승조원 82명과 유해 1구를 돌려보냈지만, 선체는 여전히 평양 보통강변에 전시해 둔 채 '승리'를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푸에블로호를 돌려받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굉장한 업적이 되니 김정은 위원장한테도 나이스하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북한으로선 대미 항전 승리의 상징성이 있으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한국기자들과 간담회 …일부에선 '외교업적 지키려 양보할 수도' 반론
북한이 내년 대선을 의식해 압박 수위를 높이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굴복해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13일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연말'을 미국의 방침 변경 시한으로 제시했다.
이는 다분히 내년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여의치 않으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카드 등으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주관한 언론교류 프로그램(5월 28일∼6월 5일)에 참가한 한국기자들과 미국 워싱턴 등에서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는 미 대선에서 큰 이슈는 아니다"라며 "북한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외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 이슈가 미국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북한이 어떤 일을 하든 크게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뽑을 사람은 뽑을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뽑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의 입장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특별히 북한과 외교에서 성과를 거둬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다만 선거와는 별개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ICBM 테스트를 하면 과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아주 긴장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한반도 문제는 미 대선에서 큰 이슈는 아닌데, 북한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북한 이슈와 대선은 별도"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압박을 통해 미국이 양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미국은 그렇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다.
이번에 미사일을 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괜찮다고 했지만, 다음번에는 다를 수 있다"면서 "북한은 이런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압박이 고조되면 미국이 양보안을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강하게 맞대응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데니 로이 미국 동서센터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대미 압박 차원에서 내년 초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하더라도 미국이 더 나은 제안을 해주거나, 다른 합의를 해줄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예전의 적대관계로 돌아가자고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이 계속 압박한다고 양보하면 국내 입지 측면에서 좋지 않다"면서 "차라리 미국이 좋은 제안을 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 위원장이 제안한 건 나쁜 딜(합의)이어서 미국을 위해 받지 못한다는 식으로 하는 게 국내 정치적으로 더 낫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 중단을 중요한 외교업적으로 내세우고 있어 실제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할 조짐을 보이면 대선에서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한층 누그러진 협상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한편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억류가 과거 BDA(방코델타아시아) 사태 때처럼 북핵 협상을 가로막을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가 서로 압류자산을 교환하는, 와이즈 어니스트호와 푸에블로호를 교환하는 수준의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는 1968년 1월 23일 승조원 83명을 태우고 북한 해안에서 40㎞ 떨어진 동해상에서 업무수행 중 북한 초계정 4척과 미그기 2대의 위협을 받고 나포됐다.
북한은 그해 12월 미국이 북한 영해침범을 사과하는 문서에 서명한 뒤 푸에블로호 승조원 82명과 유해 1구를 돌려보냈지만, 선체는 여전히 평양 보통강변에 전시해 둔 채 '승리'를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푸에블로호를 돌려받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굉장한 업적이 되니 김정은 위원장한테도 나이스하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북한으로선 대미 항전 승리의 상징성이 있으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