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부동산 앱에는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방3개, 거실과 베란다가 있는 단독주택 2층이 매물로 등장했다.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는 0원이라는 조건에 많은 사람들이 매물을 확인했지만, 상세 설명을 본 후 게시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작성자는 집에 대해 "부모님이 사는 단독주택"이라며 "지상 2층 외에 화장실, 주방이 딸린 지하 1층을 (집주인이 사는 지상) 1층을 거치지 않고 독립된 진입 동선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임차인의 조건이었다.
작성자는 "월세 대신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의 식사와 간단한 집안일을 도와 달라"며 "전업주부로 6세 이상 자녀 1~2인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부모님의 상태에 대해 "어머니는 치매 3등급으로 거동과 식사는 가능하고, 요양 보호사가 방문하며 아버지는 기력은 없지만 운동과 식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시물을 본 사람들은 "2000만 원도 받고 간병인을 공짜로 쓰겠다는 심보"라면서 "양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증금 받고 집주인 식사대접과 집안일까지 시키는 거냐", "나에게 2000만 원 주면 노예를 시켜주겠다는 심보", "월세 똑바로 받고 그 돈으로 제대로 간병인을 써라", "무료 간병인이 도망갈까봐 보증금까지 받겠다는 건가" 등 작성자의 마인드를 꼬집는 의견이 이어졌다.
게시물에서 언급된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다세대 주택 월세 시세는 방3개, 2층 기준 보증금 2000만원에 50만원~70만원 선이었다.
간병인은 입주 도우미의 경우 월 150만원에서 350만 원 가량 비용이 소요된다. 글 작성자가 가감한 월세 비용에서 적게 잡아도 3배 이상 뛰어 넘는다는 점에서 비난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 등 노인질환과 간병에 대한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전체 노인인구 738만여명 중 추정 치매환자는 75만명(10.16%)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 2026년쯤에는 치매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7년 기준 치매 관리비용은 연간 14조6337억원을 기록했다. 치매환자 1인당 관리비용은 2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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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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