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감독제도를 적용할 경우 미래에셋과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이 정부 기준에 가까스로 턱걸이하는 수준의 자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그룹 간담회에서 미래에셋 등 7개 금융그룹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그룹 간담회에서 미래에셋 등 7개 금융그룹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1일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7개 금융그룹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7개 그룹엔 미래에셋과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한화 DB 롯데 교보 등이 포함됐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금융지주회사는 아니지만 2개 이상 업종의 금융회사를 운영하는 자산 5조원 이상 금융그룹을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금융계열사가 거느리고 있는 비금융계열사 지분의 상당 부분만큼 추가 자본을 확충하라는 취지다. 통합감독 관련 법이 발의돼 있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의 모범규준으로 우선 시행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시뮬레이션에서 각 금융그룹의 기본자본비율을 중복자본과 전이위험을 감안해 다시 계산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이 시행되면 금융그룹은 이 비율을 100%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미래에셋이 125.3%로 가장 낮았다.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한 ‘다단계 출자’ 때문에 중복자본이 차감된 결과다. 삼성은 220.5%였다. 하지만 집중위험을 계산에 넣으면 135%까지 내려간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등 현대차 금융계열사들의 자본비율 역시 141.5%로 낮은 편이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을 거느린 한화금융그룹은 156.9%였다. 롯데는 168.2%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롯데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매각으로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에 해당하지 않게 되면 통합감독 대상에서 빠진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