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의 타계를 애도하는 정치권 인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는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과 삼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 유가족이 지켰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 동교동계 정치인들도 유가족과 함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1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11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이 여사 유가족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여사 빈소에 조문했다. 문 의장은 “10년 전 김대중 대통령께서 돌아가셨을 때 이 여사께서 ‘이 아프고 견디기 힘든 인생을 참으로 잘 참고 견뎌준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제 남은 우리가 두 분께서 원하셨던 세상,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 이 세 부분의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조문했다.

여야 5당 대표 등 지도부도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이들은 이 여사가 살아생전 쌓아온 여성 운동가이자 정치가로서의 업적과 유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동지”라며 “그동안 훌륭히 잘 살아오신 것을 본받겠다는 말씀을 유가족에게 드렸다”고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여사께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 남기셨던 유지를 저희가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여사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모든 여성의 모범이자 귀감이 되시는 분”이라고 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김수현 정책실장(오른쪽) 등 청와대 조문단 12명이 11일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김수현 정책실장(오른쪽) 등 청와대 조문단 12명이 11일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에서는 해외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으로 꾸려진 조문단이 빈소를 찾았다. 노 실장은 “문 대통령께서 정말 애통해하시면서 귀국 후 곧바로 찾아뵙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의 권유로 장례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와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을 공동위원장으로 한 장례위원회가 이 여사의 장례를 주관하기 위해 구성됐다. 여야 5당 대표들도 고문으로 참여한다. 이 총리는 방명록에 “쇠처럼 강인하셨던 여사님께서 국민 곁에 계셨던 것은 축복이었다”고 적었다.

한편 정부는 장례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북한에 부고를 전달했으며, 북측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이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지금 상황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 조문단 파견을 긍정적으로 봐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은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대북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측이 조문 방침을 정했으며 당 부위원장급의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현/김우섭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