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산+2030 '취향저격'…가성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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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가구 1위 업체 마켓비의 성공 비결
좋은 협력사 찾겠다는 집념 덕에
싸고 품질 좋은 가구 공급 받아
가성비 '입소문' 타고 고공 성장
좋은 협력사 찾겠다는 집념 덕에
싸고 품질 좋은 가구 공급 받아
가성비 '입소문' 타고 고공 성장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값싸고 실용적인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룸 등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가구수요 변화와 맞물려 이케아 등 조립식 온·오프라인 가구업체들이 불황에도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최근 시장에서 ‘가성비 갑(甲·‘최고’라는 뜻의 은어)’으로 입소문이 난 가구업체가 있다. 온라인 가구 1위 업체 마켓비다. 건설·주택경기 하락으로 대형 가구업체들이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마켓비는 지난해 415억원의 매출로 15%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0억원이다.
이케아 병행업체서 온라인 1위로
마켓비는 이케아 병행수입업체로 출발했다. 남지희 마켓비 대표(사진)가 한 중소기업의 중국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설립했다. 남 대표는 “2005년 중국 이케아 매장 바깥까지 손님이 줄을 서는 것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침대 등 부피가 큰 가구까지 국제 배송을 해주면서 금세 이케아 병행수입업체 1위로 올라섰다.
“내 가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2009년이었다. 중국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 30만 평이 넘는 공장에서 온갖 명품부터 패스트패션 의류까지 만들어내는 걸 봤다”며 “좋은 공장만 찾으면 나도 물건을 만들어 팔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가구 사업을 시작하면서 남 대표가 처음 세운 전략은 “글로벌 브랜드 공급사나 업력이 30년 이상 된 공장하고만 거래하자”는 것이었다. 낮은 공급가와 좋은 자재, 차질없는 배송을 위해서였다. 무턱대고 이케아 제품 OEM으로 생산하는 중국 신후이 지역의 철제가구 공장을 찾아갔다. 큰 거래처를 뚫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제 막 설립된 작은 중소기업 대표가 미팅조차 잡기 어려웠다. 남 대표는 “매일같이 공장에 얼굴을 비추고 선물 공세도 하면서 친해진 뒤 간신히 미팅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읍소하는 대신 ‘거래를 트면 매출을 크게 늘려줄 수 있다’고 설득해 계약을 따냈다”고 말했다.
“한국의 ‘무인양품’ 될 것”
신후이 공장에서 만들어준 철제 캐비닛은 내놓자마자 소위 ‘대박’이 났다. 이케아의 비슷한 제품 가격이 약 150달러일 때 마켓비는 7만원에 팔았다. 옥션 등에 올려놓으면 하루에 1만 개씩 팔렸다. 2008년에 제품을 내놓은 이후 누적 판매량은 500만 개에 달한다. 남 대표는 “‘가성비가 좋다’는 건 가격 대비 품질과 디자인이 좋다는 말”이라며 “결국 좋은 거래처를 찾아야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받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가 호언장담했던 것처럼 협력업체들도 큰 이득을 봤다. 이케아 등 글로벌 브랜드도 마켓비가 판매하는 유사상품의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 글로벌 판매량이 늘면서 OEM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봤다.
남 대표는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품 판매량이 4배 가까이 많아져 공장도 이익이 늘었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공장을 골라서 일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마켓비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한 달에 평균 130여 개의 신제품을 내놓는다. 남 대표는 제품 기획단계에서 매번 공장부터 찾는다. 그는 “최근 라탄(등나무) 가구와 소품이 인기를 끌면서 동남아시아의 한 부족에게 수작업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가구 1위 업체로 성장했지만 남 대표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우선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남 대표는 “아직까지 ‘가구는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도 많다”며 “고객군을 늘리기 위해 구(區)마다 매장을 하나씩 개장해 200여 개 매장을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적극 타진 중이다. 남 대표는 “올해 말께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한다”며 “‘가성비 좋은 한국의 무인양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굳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이케아 병행업체서 온라인 1위로
마켓비는 이케아 병행수입업체로 출발했다. 남지희 마켓비 대표(사진)가 한 중소기업의 중국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설립했다. 남 대표는 “2005년 중국 이케아 매장 바깥까지 손님이 줄을 서는 것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침대 등 부피가 큰 가구까지 국제 배송을 해주면서 금세 이케아 병행수입업체 1위로 올라섰다.
“내 가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2009년이었다. 중국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 30만 평이 넘는 공장에서 온갖 명품부터 패스트패션 의류까지 만들어내는 걸 봤다”며 “좋은 공장만 찾으면 나도 물건을 만들어 팔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가구 사업을 시작하면서 남 대표가 처음 세운 전략은 “글로벌 브랜드 공급사나 업력이 30년 이상 된 공장하고만 거래하자”는 것이었다. 낮은 공급가와 좋은 자재, 차질없는 배송을 위해서였다. 무턱대고 이케아 제품 OEM으로 생산하는 중국 신후이 지역의 철제가구 공장을 찾아갔다. 큰 거래처를 뚫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이제 막 설립된 작은 중소기업 대표가 미팅조차 잡기 어려웠다. 남 대표는 “매일같이 공장에 얼굴을 비추고 선물 공세도 하면서 친해진 뒤 간신히 미팅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읍소하는 대신 ‘거래를 트면 매출을 크게 늘려줄 수 있다’고 설득해 계약을 따냈다”고 말했다.
“한국의 ‘무인양품’ 될 것”
신후이 공장에서 만들어준 철제 캐비닛은 내놓자마자 소위 ‘대박’이 났다. 이케아의 비슷한 제품 가격이 약 150달러일 때 마켓비는 7만원에 팔았다. 옥션 등에 올려놓으면 하루에 1만 개씩 팔렸다. 2008년에 제품을 내놓은 이후 누적 판매량은 500만 개에 달한다. 남 대표는 “‘가성비가 좋다’는 건 가격 대비 품질과 디자인이 좋다는 말”이라며 “결국 좋은 거래처를 찾아야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받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대표가 호언장담했던 것처럼 협력업체들도 큰 이득을 봤다. 이케아 등 글로벌 브랜드도 마켓비가 판매하는 유사상품의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 글로벌 판매량이 늘면서 OEM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봤다.
남 대표는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품 판매량이 4배 가까이 많아져 공장도 이익이 늘었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공장을 골라서 일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마켓비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한 달에 평균 130여 개의 신제품을 내놓는다. 남 대표는 제품 기획단계에서 매번 공장부터 찾는다. 그는 “최근 라탄(등나무) 가구와 소품이 인기를 끌면서 동남아시아의 한 부족에게 수작업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가구 1위 업체로 성장했지만 남 대표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우선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남 대표는 “아직까지 ‘가구는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도 많다”며 “고객군을 늘리기 위해 구(區)마다 매장을 하나씩 개장해 200여 개 매장을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적극 타진 중이다. 남 대표는 “올해 말께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한다”며 “‘가성비 좋은 한국의 무인양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굳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