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과 원래 합의조건 아니면 노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美·中, G20 담판해도 최종타결 힘들 것" 부정론 팽배
시진핑, 러시아 이어 중앙亞 방문 '우군 만들기' 사활
![트럼프 "中과 원래 합의조건 아니면 노딜"](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A.19865108.1.jpg)
트럼프 “내가 협상 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협상을 못 하도록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나”라며 “우리는 중국과 훌륭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전혀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합의했었다”며 “중국이 그 합의로 돌아가지 않으면 타결하는 데 관심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간절히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며 중국이 4∼5개 쟁점에 다시 합의하지 않으면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양국은 작년 12월 전격적으로 휴전에 들어간 뒤 수차례 고위급 협상을 벌였다. 지난달 초 양국은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위안화 환율조작 △사이버 절도 △산업보조금 지급 등을 막는 내용의 합의안 초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중국이 막판에 합의 사항 법제화를 거부하면서 결렬됐다. 미국은 90%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중국의 번복 때문에 판이 깨졌다고 비난하고 있다.
양국은 오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담판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사이의 갈등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진다 해도 최종 타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이날 CNBC에 나와 “잘해야 앞으로 나아가는 데 대한 합의의 일부일 것”이라며 “최종 합의가 아닐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도 “정상회담은 합의를 끝내는 자리가 아니라 다시 협상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타협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양국이 무역 합의에 이르지 않아도 미 경제는 올해 3%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전 의지 다지는 중국
중국도 굽히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12~14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14∼16일엔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열리는 아시아 상호협력 신뢰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밀월관계를 과시한 데 이어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는 12일 지방정부가 철도와 고속도로, 전기, 가스공급 프로젝트에 특수채를 발행해 조달한 돈을 쓸 수 있게 허용했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돌파하기 위한 부양 조치다. 이 과정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채권 발행을 지원키로 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지난 10일부터 장시성과 네이멍구자치구, 푸젠성 등 자국 내 희토류 주요 산지에서 현황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희토류 불법 개발 및 수출을 단속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이 희토류를 미국 압박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3640t으로 전달보다 1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정부 입장을 가장 먼저 트위터로 내보내는 중국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인은 이날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가끔 보내는 유화적 신호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베이징=강동균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