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가세가 주춤하던 임대사업자 등록이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지난 4월 공시가격 발표 뒤 늘어난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6월1일 前 등록, 稅혜택 받자"…신규 임대사업자 다시 늘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자는 5474명으로 4월(5393명) 대비 17.9% 증가했다. 지금까지 등록된 임대사업자는 43만6000명이다.

수도권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의 지난달 신규 임대사업자 등록은 2351명이었다. 전월(1929명)보다 21.9% 급등했다. 4256명이던 수도권의 신규 임대사업자는 5064명으로 늘어났다. 지방도 1137명에서 1294명으로 13.8% 증가했다.

올초만 해도 신규 임대사업자 수가 적었다. 2월 신규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5111명으로 1년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임대 시 양도소득세를 100% 감면해주는 등의 세제 혜택이 올해 1월부터 상당 부분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12월 1만4418명이 서둘러 임대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이번에 임대사업자 등록이 늘어난 건 세금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1일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이다. 1일 이전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야 세제 혜택을 받는다. 전용면적 85㎡,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지난해 9월 13일 이전 취득)을 8년 장기 임대하면 종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4월 공개된 주택 공시가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서울 공공주택 공시가격은 12년 만에 최대 상승률(14%)을 보였다. 이로 인해 강남권에선 한 채만 보유해도 보유세가 상한선(50%) 가까이 오르는 곳이 많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신규 등록된 임대주택은 1만3150가구로 전월(1만965가구)보다 19.9% 늘었다. 서울(3800가구→4789가구)과 수도권(7971가구→9720가구), 지방(2994가구→3430가구)에서 각각 26%, 21.9%, 14.6% 늘었다. 전국에 등록된 임대주택은 모두 142만3000가구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