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름다운 친서, 긍정적 일 있을 것"…북미협상 재개 청신호 관측
친서외교 재개…이달말 한미정상회담으로 북미대화 재개 속도 붙을 가능성
'김정남 CIA 정보원설' 꺼내며 "나는 그리 안해"…北체제보장 메시지 일환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교착이 지속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해 톱다운식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싱가포르 1주년을 즈음한 친서 외교를 통해 그동안 막혀 있던 실무급의 협상이 재개되고 미국의 '빅딜'과 북한의 '단계적 접근' 간 접점 모색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말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한미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문답 중 김 위원장에게서 전날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아름답고 아주 개인적이며 아주 따뜻한 편지"라고 말했다.

그는 "아주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으나 친서의 상세한 내용이나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이틀 앞두고 전달된 김 위원장의 친서에는 양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처음 대면했을 당시 도출한 공동성명을 상기시키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톱다운식 접근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자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2차 정상회담 이후 북미협상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접점 마련을 위한 구체적 언급이 들어있을 가능성도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연말까지를 시한으로 설정하고 미국에 '새 계산법'을 압박해온 상황이지만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인 만큼 교착국면 돌파와 관련해 비교적 유연한 언급이 들어있을 개연성이 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음을 공개하고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터라 석달 넘게 교착을 면치 못한 북미대화 재개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달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따른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북미가 서로의 상세한 의중을 파악하며 대화 재개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이나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이 아니라) 향후에 하고 싶다"고 말해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협상이 전제돼야 함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받은 것을 밝히면서 내놓은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관련 발언도 김 위원장에게는 체제보장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대화 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대해 얘기하다가 "그의 이복형에 관한 CIA(중앙정보국) 관련 정보를 봤다"며 "내 임기 하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이 CIA 정보원 역할을 했고 이를 우려한 김 위원장이 암살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CIA를 통해 북한의 체제를 흔들만한 첩보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셈이다.

그러나 김정남이 CIA 정보원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는 것이 없다"고 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살해됐으며 생전에 북한 망명정부 지도자 제의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북미협상이 교착을 면치 못할 때 이를 해소할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작년 11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고 북미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2일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이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