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회 US오픈 골프대회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는 두 얼굴을 가졌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 코스라는 찬사에 걸맞게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는 천하에 둘도 없는 절경을 자랑한다.

광대한 태평양을 끼고 자리한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는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들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구경한다.

그만큼 풍광이 빼어나다.

그러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는 골퍼에게는 악몽이다.

코스가 어렵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포말을 일으키는 협곡을 가로질러 쳐야 하고, 그린을 넘기면 천 길 낭떠러지가 버티고 있어 오금이 저리는 홀이 한둘이 아니다.

US오픈 개최지답게 그린은 빠르고 단단하다.

대회 때는 평소보다 그린 스피드가 더 빠르고, 러프도 더 길게 기른다.

하지만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의 진짜 발톱은 날씨다.

골프 코스가 들어앉은 몬터레이 반도는 날씨 변화가 심하다.

안개와 비, 바람, 그리고 추위까지 4종 세트가 한꺼번에, 혹은 번갈아 가며 코스를 엄습한다.

특히 바람은 선수들에게 최대의 난적이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풍속과 풍향이 수시로 바뀐다.

바람 빠르기도 종종 상상을 넘어선다.

더 나쁜 건 이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 때문에 기상 예보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이런 예상하기 힘든 날씨가 종종 극단적으로 나빠진다.

이 때문에 바람을 포함한 날씨는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늘 승부를 가르는 중대 변수로 여겨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대회 기간은 이 지역 날씨가 비교적 온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비가 올 확률은 대회 기간 내내 10%에 불과하다.

구름이 많긴 해도 햇빛을 가릴 정도는 아니다.

바람도 전반적으로 잠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라운드와 4라운드 때는 시속 14㎞, 2라운드와 3라운드 때는 시속 17㎞의 바람이 분다고 기상 당국은 내다봤다.

이 정도 풍속이면 세계 정상급 기량을 지닌 선수들은 경기에 거의 지장을 받지 않는다.

적어도 이번 US오픈에서는 날씨는 큰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온순한 날씨라면 이변도 일어나기 힘들기에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그리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우승 가능성이 큰 스타 선수들이 마음껏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이른 시간에 티오프하는 선수들은 따뜻한 겉옷이 필요하다.

1, 2라운드 때는 오전 기온이 10도 정도로 떨어져 꽤 쌀쌀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