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저금리 시대가 마무리되고 있다지만 돈 모으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매월 월급날이 돌아오더라도 대출금과 카드값, 공과금이 차례로 빠져나가고 나면 주머니는 얇아지기 마련입니다. 한경닷컴은 적은 돈부터 시작해보길 권합니다. 금융권에서 조금이라도 덜 쓰고 더 받는 방법을 모아 매주 [쌈짓돈]을 통해 연재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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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이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빛난 결과입니다. 지금 금에 투자해도 될까요? 13일 [쌈짓돈]에서는 최근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금 가격 전망을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최근 11거래일 가운데 10거래일 상승세를 나타낼 정도로 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8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4%(5.60달러) 오른 1,336.80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당시 1200달러대 초반이던 선물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오른 결과입니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값 역시 최근 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지금 금 투자를 시작해도 될까요? 전문가들은 단기 관점보다는 내년 초까지 좀 더 긴 투자시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최근 급격히 뛴 금값이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국면이란 진단입니다. 금 가격을 끌어올린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별도로 열리는 이슈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단기에 금 가격의 추가 급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6월 말 이후 다소 긍정적인 신호가 나올 수 있다면 단기적으로 금 가격의 추가 상승은 제한되거나 상승분이 되돌림될 여지가 있다"며 "현 시점에서 진입하기보다는 조정 시 매수를 고려할 만 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이달 들어 금 가격이 단기에 강하게 올랐다"며 "최근 증시 투자심리 회복과 채권 금리 안정세를 고려하면 7월 초까지는 현재 수준에서 갇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조만간 한 차례 조정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그러나 중장기 관점에서는 여전히 매력적이란 게 중론입니다. 하반기 미국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와 함께 세계 경기 불안에 금 가격이 다시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7월, 늦어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김훈길 연구원은 "Fed가 하반기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재차 퍼질 것"이라며 "최근 금 가격 오름세가 1차 상승기였다면 하반기 2차 상승기를 맞아 1300달러 후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내년 1분기까지 최고 1430달러까지 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금 가격 전망치로 1250~145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연말로 갈수록 1400달러 돌파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 가격의 우상향 기조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올 하반기 Fed가 2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데, 금리가 인하되면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금의 가치가 돋보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직접 골드바(금괴) 등을 구입하기 보다는 금을 기초로 설계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권합니다. 실물 투자는 거래마다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붙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금 통장 혹은 신탁 상품이나 증시에 상장된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은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투자 가능하고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