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을 갖고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러시아 가스관에 의존함으로써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나쁜 일이 벌어지면 러시아의 인질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노드 스트림 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1225㎞ 길이의 가스관으로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독일은 천연가스의 50∼75%를 러시아에서 들여오는데, 이 가스관이 완공되면 러시아의 공급량은 2배로 늘게된다. 독일은 값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선 미국이 셰일가스의 유럽 수출을 늘리기 위해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가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150만t를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고 자랑스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독일의 NATO 방위비 분담금이 국내총생산(GDP)의 2%에 미달하는 걸 문제 삼으며, 독일 주둔 미군 일부를 폴란드로 옮기겠다고 압박했다. 독일은 지난해 GDP의 1.2%만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독일을 보호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독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위협을 느껴 미군 주둔을 희망해왔다. 두다 대통령은 주둔비 연 20억달러를 내고, 주둔기지 이름도 ‘트럼프 기지(Fort Trump)’로 명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폴란드엔 현재 미군 4500여명이 순환 배치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에 1000명을 추가 배치하겠다”며 “폴란드는 기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비용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폴란드가 F-35 전투기 30여대 구매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독일을 압박하는 데 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