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3일 중동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습 사건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데 따라 상승 출발했다.

오전 9시 41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1.03포인트(0.43%) 상승한 26,115.86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42포인트(0.43%) 오른 2,892.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00포인트(0.56%) 상승한 7,836.72에 거래됐다.

시장은 유조선 피습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과 미·중 무역전쟁,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이날 걸프 해역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았다.

해당 지역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봉쇄 위협이 종종 제기되는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곳이다.

해당 유조선이 어뢰 공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됐다.

다만 이란은 이번 공격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연관설을 부인했다.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소식이지만, 장 초반 증시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전일 4% 폭락했던 데서 이날 3%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기업 주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증시 전반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기업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는 장 초반 1.3%가량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유지됐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5월 수입물가는 0.3% 하락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첫 하락을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미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번 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지표도 모두 부진해 금리 인하 전망을 지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만일 미국이 자기 고집만 부리면서 계속 무역 마찰을 격화시킨다면 우리는 끝까지 따라가 주겠다"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협력에는 원칙에 있고, 담판에는 마지노선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중대 원칙적 문제와 관련해서는 결코 양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작성키로 한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과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비치면서도, 중국이 연초 합의했던 대로 중요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합의를 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홍콩에서 진행 중인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미·중 협상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번 시위 문제가 거론될 경우 중국이 반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입물가 외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3천 명 늘어난 22만2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5천 명을 상회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놓을 메시지가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관리의 케이티 닉슨 최초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낮은 물가에 비해 연준의 통화정책이 너무 타이트하다고 명확하게 주장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연준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강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29% 올랐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54% 급등한 52.95달러에, 브렌트유는 3.82% 오른 62.16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0.8% 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