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北, 핵무기 대신 평화의 길 택해 번영한 스웨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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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의회 연설
한반도 비핵화·평화 위한 '3대 신뢰' 제시
평화 56번, 신뢰 26번 언급
한반도 비핵화·평화 위한 '3대 신뢰' 제시
평화 56번, 신뢰 26번 언급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대화”라고 말했다. 또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을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 의회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남북한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에 세 가지 신뢰 구축 방안 제의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북한 국민 간 신뢰, 대화에 대한 신뢰, 국제사회 신뢰 등 남북이 서로 가져야 할 세 가지 신뢰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2일 핀란드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오슬로 구상’을 내놓은 데 이어 신뢰와 대화를 화두로 꺼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범한 평화’를 통한 남북 국민 간 신뢰를 첫 번째로 꼽았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적대 행위가 중단되는 등 작지만 구체적인 평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가 사라지고 항구적 평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화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의 체제는 존중돼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며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언급했다. 북한에 대한 신뢰 구축 행위를 촉구함과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도 북한 체제 보장에 적극성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하며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며 국내 보수층 일각의 ‘대화 무용론’을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제사회 신뢰를 강조하며 북한의 적극적 대화 노력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전제했다. 또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다자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국제사회가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서 ‘평화’는 56번, ‘신뢰’는 26번, ‘대화’는 18번이나 언급됐다.
핵무기 포기한 ‘스웨덴의 길’ 믿어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청와대는 “스웨덴이 성공적으로 비핵화로 전환한 대표 국가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울과 평양, 판문점(중립국감독위원회) 등 세 곳에 대표부를 둔 나라인 점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북한에 핵보다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는 것이 훨씬 더 평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제시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장소를 골랐다는 설명이다.
1960년 말 자체 핵무기 기술 개발을 완료한 스웨덴은 주변국의 우려와 국내 논란을 거치면서 핵을 포기하고 공동 번영을 택한 대표 국가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핵 개발 기술을 갖고 있던 스웨덴이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전쟁 위협에 핵 무장으로 대처하기보다 평화를 통한 번영이 가능하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앞서 방문한 노르웨이 오슬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6월 말 방한 이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 대화를 위한 ‘세 가지 신뢰’ 원칙까지 밝힘에 따라 남·북·미 간 본격적인 대화 국면이 조성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의회 연설 후 현지 의회 및 외교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북·미 간, 남북 간 물밑 대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어 대화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며 “북·미 간, 남북 간 대화가 너무 늦지 않게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의회연설 후 스웨덴의 간판 전자회사인 에릭슨을 방문한 데 이어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 230여 명이 참석한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서 미래차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볼보자동차의 10조원 규모 전기차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된 LG화학은 스웨덴과 친환경차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9일부터 국빈 자격으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국을 차례로 방문한 문 대통령은 16일 6박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스톡홀름=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스웨덴을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 의회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남북한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에 세 가지 신뢰 구축 방안 제의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북한 국민 간 신뢰, 대화에 대한 신뢰, 국제사회 신뢰 등 남북이 서로 가져야 할 세 가지 신뢰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12일 핀란드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오슬로 구상’을 내놓은 데 이어 신뢰와 대화를 화두로 꺼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평범한 평화’를 통한 남북 국민 간 신뢰를 첫 번째로 꼽았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적대 행위가 중단되는 등 작지만 구체적인 평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가 사라지고 항구적 평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화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의 체제는 존중돼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며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언급했다. 북한에 대한 신뢰 구축 행위를 촉구함과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도 북한 체제 보장에 적극성을 보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하며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며 국내 보수층 일각의 ‘대화 무용론’을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국제사회 신뢰를 강조하며 북한의 적극적 대화 노력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전제했다. 또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 다자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국제사회가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며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서 ‘평화’는 56번, ‘신뢰’는 26번, ‘대화’는 18번이나 언급됐다.
핵무기 포기한 ‘스웨덴의 길’ 믿어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청와대는 “스웨덴이 성공적으로 비핵화로 전환한 대표 국가일 뿐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울과 평양, 판문점(중립국감독위원회) 등 세 곳에 대표부를 둔 나라인 점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북한에 핵보다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는 것이 훨씬 더 평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제시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장소를 골랐다는 설명이다.
1960년 말 자체 핵무기 기술 개발을 완료한 스웨덴은 주변국의 우려와 국내 논란을 거치면서 핵을 포기하고 공동 번영을 택한 대표 국가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핵 개발 기술을 갖고 있던 스웨덴이 핵을 포기할 수 있었던 데는 전쟁 위협에 핵 무장으로 대처하기보다 평화를 통한 번영이 가능하다는 신뢰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앞서 방문한 노르웨이 오슬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6월 말 방한 이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이날 대화를 위한 ‘세 가지 신뢰’ 원칙까지 밝힘에 따라 남·북·미 간 본격적인 대화 국면이 조성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의회 연설 후 현지 의회 및 외교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북·미 간, 남북 간 물밑 대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어 대화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며 “북·미 간, 남북 간 대화가 너무 늦지 않게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의회연설 후 스웨덴의 간판 전자회사인 에릭슨을 방문한 데 이어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 230여 명이 참석한 ‘한·스웨덴 비즈니스 서밋’에서 미래차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볼보자동차의 10조원 규모 전기차배터리 공급자로 선정된 LG화학은 스웨덴과 친환경차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9일부터 국빈 자격으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국을 차례로 방문한 문 대통령은 16일 6박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스톡홀름=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