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응원전' 밀어낸 애국당 천막 점점 대형화…"무기한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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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 계고 아랑곳없이 몸집 키워…행인들과 종종 마찰도
서울시·경찰 '안전문제 감안' 대응 고심…애국당,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요구 대한애국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무단으로 설치한 천막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설치와 동시에 "불법 광장 점거"라고 지적했지만, 서울시는 불상사를 우려해 한 달이 넘도록 강제 철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5일 서울시, 대한애국당, 경찰 등에 따르면 시는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 즉 강제철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지금까지 세 차례 보냈다.
마지막 보낸 계고장의 자진철거 시한은 지난 13일 오후 8시였다.
계고장 세 장이 전달되고 매번 시한을 넘길 때마다 광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여전히 천막은 그대로고 오히려 몸집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설치 때는 간단한 조립식 텐트 수준이던 천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목조 프레임 구조물로 바뀌면서 광장 한쪽 통로를 완전히 차지했다.
지난 14일 찾은 천막은 각목으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로 푸른색 방수천을 씌운 모습이었다.
광화문사거리 쪽에서 이순신 동상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동상 왼쪽 뒤편이 모두 파란색으로 보였다.
광장 측면을 따라 설치된 그늘막에는 애국당 당원들이 삼삼오오 걸터앉아 휴식하거나 유튜브 등 라이브 중계용으로 보이는 영상장비를 매만지고 있었다.
은박 매트를 깔아둔 천막 안에서는 애국당 당원들이 누워서 쉬거나 대형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었다.
정치 이슈를 주제로 한 토론 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일반인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사이에 둔 반대편에는 각종 음향기기, 분향소, 사무공간 등이 마련됐다.
생수와 라면 등 먹거리도 눈에 띄었다.
천막 옆 바깥쪽에는 쓰레기를 모아두는 구역도 따로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국당 관계자는 "보통 100∼200명이 천막에 머무른다"며 "화장실은 해치마당이 제일 가까운데 밤 12시 30분이면 폐쇄돼서 근처 건물이나 카페를 이용해 해결한다"고 전했다.
시간이 갈수록 거세질 폭염에도 천막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듯했다.
애국당 관계자는 "폭염 대책은 사실 별것 없다.
그저 버텨야 한다"면서도 "애국열사 사망의 진상을 규명하기 전까지는 계속 여기 있을 것이다.
무기한이 될 수도 있고, 만약 철거당하면 다시 차릴 것"이라고 했다.
애국당은 '2017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당시 숨진 애국열사 5명을 추모한다'며 천막을 분향소로도 활용하고 있다.
애국당은 천막 설치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이 마치 본인의 땅인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세월호 단체에 혜택을 주고 있다"며 "박 시장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애국당 천막을 없애려면 세월호 기억공간도 함께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서울시는 계고장을 계속해서 보내고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자진철거'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 (애국당) 사람이 많아 충돌이 빚어지면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불법 시설물인 만큼 스스로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애국당 천막 위치는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력 투입이 쉽지 않아 나름 '요새'(?) 역할을 한다.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는 일반적으로 집행에 저항하는 인원의 몇 배에 달하는 인력을 단번에 동원한다.
천막은 광화문광장 지하인 해치마당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광화문사거리 방향 도로 사이 통로를 빽빽하게 점유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을 한 번에 투입하기 어렵다.
설령 모이더라도 공간이 비좁아 사고가 나기 쉬운 곳이다.
경찰 관계자는 "천막 부근은 공간이 좁은 데다가 광화문 역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있다.
만약 서울시가 강제철거에 나선다면 물리적 충돌과 인명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현재 천막 안에는 주거, 취사 목적으로 반입한 휴대용 가스버너와 부탄가스 19상자, 휘발유 10ℓ들이 8통 등 인화성 물질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국당 관계자는 "조만간 철거 시도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만약 강제철거가 이뤄진다면 많은 분이 다칠 것"이라며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이 자리를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질서를 유지해야 하는 경찰의 고충은 갈수록 깊어진다.
지난달 31일 새벽 한 유튜브 방송 진행자가 농성 천막 앞에서 방송 영상을 촬영하려다 이를 막으려는 당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달 13일 오후에는 40대 중국인 관광객이 이순신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농성장을 몰래 찍는다'고 오해한 당원들과 시비가 붙어 경찰이 말려야 했다.
지난 14일에도 광장을 지나던 한 남성이 대한애국당이 전시해 둔 '애국열사' 사진 주변에 침을 뱉었다가 항의하는 당원들과 마찰을 빚어 경찰이 급히 나섰다. 천막이 철거되기는커녕 덩치를 키우면서 축구 국가대항전이 있을 때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응원의 성지' 광화문광장은 붉은 악마 대신 대한애국당 차지가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대표팀 거리응원전 행사를 위해 광장 사용을 신청했다가 '안전상의 우려'를 이유로 신청을 취소했다.
애국당 관계자는 "저희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굳이 허가를 내준 서울시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서울시·경찰 '안전문제 감안' 대응 고심…애국당,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요구 대한애국당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무단으로 설치한 천막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설치와 동시에 "불법 광장 점거"라고 지적했지만, 서울시는 불상사를 우려해 한 달이 넘도록 강제 철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5일 서울시, 대한애국당, 경찰 등에 따르면 시는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 즉 강제철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지금까지 세 차례 보냈다.
마지막 보낸 계고장의 자진철거 시한은 지난 13일 오후 8시였다.
계고장 세 장이 전달되고 매번 시한을 넘길 때마다 광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으나 여전히 천막은 그대로고 오히려 몸집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설치 때는 간단한 조립식 텐트 수준이던 천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목조 프레임 구조물로 바뀌면서 광장 한쪽 통로를 완전히 차지했다.
지난 14일 찾은 천막은 각목으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로 푸른색 방수천을 씌운 모습이었다.
광화문사거리 쪽에서 이순신 동상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동상 왼쪽 뒤편이 모두 파란색으로 보였다.
광장 측면을 따라 설치된 그늘막에는 애국당 당원들이 삼삼오오 걸터앉아 휴식하거나 유튜브 등 라이브 중계용으로 보이는 영상장비를 매만지고 있었다.
은박 매트를 깔아둔 천막 안에서는 애국당 당원들이 누워서 쉬거나 대형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었다.
정치 이슈를 주제로 한 토론 소리도 곳곳에서 들렸다.
일반인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사이에 둔 반대편에는 각종 음향기기, 분향소, 사무공간 등이 마련됐다.
생수와 라면 등 먹거리도 눈에 띄었다.
천막 옆 바깥쪽에는 쓰레기를 모아두는 구역도 따로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국당 관계자는 "보통 100∼200명이 천막에 머무른다"며 "화장실은 해치마당이 제일 가까운데 밤 12시 30분이면 폐쇄돼서 근처 건물이나 카페를 이용해 해결한다"고 전했다.
시간이 갈수록 거세질 폭염에도 천막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듯했다.
애국당 관계자는 "폭염 대책은 사실 별것 없다.
그저 버텨야 한다"면서도 "애국열사 사망의 진상을 규명하기 전까지는 계속 여기 있을 것이다.
무기한이 될 수도 있고, 만약 철거당하면 다시 차릴 것"이라고 했다.
애국당은 '2017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당시 숨진 애국열사 5명을 추모한다'며 천막을 분향소로도 활용하고 있다.
애국당은 천막 설치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이 마치 본인의 땅인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세월호 단체에 혜택을 주고 있다"며 "박 시장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애국당 천막을 없애려면 세월호 기억공간도 함께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서울시는 계고장을 계속해서 보내고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자진철거'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 (애국당) 사람이 많아 충돌이 빚어지면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불법 시설물인 만큼 스스로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애국당 천막 위치는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력 투입이 쉽지 않아 나름 '요새'(?) 역할을 한다.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는 일반적으로 집행에 저항하는 인원의 몇 배에 달하는 인력을 단번에 동원한다.
천막은 광화문광장 지하인 해치마당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광화문사거리 방향 도로 사이 통로를 빽빽하게 점유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을 한 번에 투입하기 어렵다.
설령 모이더라도 공간이 비좁아 사고가 나기 쉬운 곳이다.
경찰 관계자는 "천막 부근은 공간이 좁은 데다가 광화문 역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있다.
만약 서울시가 강제철거에 나선다면 물리적 충돌과 인명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현재 천막 안에는 주거, 취사 목적으로 반입한 휴대용 가스버너와 부탄가스 19상자, 휘발유 10ℓ들이 8통 등 인화성 물질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국당 관계자는 "조만간 철거 시도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만약 강제철거가 이뤄진다면 많은 분이 다칠 것"이라며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이 자리를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질서를 유지해야 하는 경찰의 고충은 갈수록 깊어진다.
지난달 31일 새벽 한 유튜브 방송 진행자가 농성 천막 앞에서 방송 영상을 촬영하려다 이를 막으려는 당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달 13일 오후에는 40대 중국인 관광객이 이순신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농성장을 몰래 찍는다'고 오해한 당원들과 시비가 붙어 경찰이 말려야 했다.
지난 14일에도 광장을 지나던 한 남성이 대한애국당이 전시해 둔 '애국열사' 사진 주변에 침을 뱉었다가 항의하는 당원들과 마찰을 빚어 경찰이 급히 나섰다. 천막이 철거되기는커녕 덩치를 키우면서 축구 국가대항전이 있을 때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응원의 성지' 광화문광장은 붉은 악마 대신 대한애국당 차지가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대표팀 거리응원전 행사를 위해 광장 사용을 신청했다가 '안전상의 우려'를 이유로 신청을 취소했다.
애국당 관계자는 "저희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굳이 허가를 내준 서울시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