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신도시 정보 유출 논란…"투기 있었다" vs "거래 되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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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릉신도시 1년전 유출 도면과 최종 지정지구 40∼50% 겹쳐
3기신도시 반대단체 주장에 정부, "토지거래 늘지 않았다" 통계로 반박
3기 신도시 입지인 고양 창릉동 일대의 개발 정보 유출 논란이 3기 신도시 반대 운동과 맞물려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1년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새어나간 창릉동 일대 개발 계획 도면이 지난 4월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3기 신도시 입지와 일부 겹친 것을 두고, 3기 신도시 자체를 반대하는 일산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유출로 이미 투기가 이뤄진 만큼 원천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등 당국은 객관적 거래 자료 등을 근거로 "유출 도면과 실제 지구 계획이 똑같지 않을 뿐 아니라, 유출 사고 후 오히려 전년보다 토지 거래가 줄어드는 등 투기 조짐도 없었기 때문에 지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3기 신도시 반대' 단체, 검찰에 도면 유출 조사 요구
국토부는 지난달 7일 3기 신도시 입지의 하나로 부천 대장동 지구와 함께 고양 창릉동(행정동 기준 명칭) 지구를 발표했다.
문제는 이 창릉 지구가 4개동(법정동 기준 명칭 용두·화전·동산·도내동)에 걸쳐있는데, 이들 동이 이미 1년 전에 신도시 후보 입지로 한 차례 주목받은 곳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3월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속 한 전문위원은 "국방부와 협의를 위해 구체적 자료가 필요하다"며 용역 담당자에게 당시 내부 기밀자료였던 이 지역 도면을 받아 지인 부동산업자에 넘겼다.
유출 사실이 드러나면서 LH는 같은 해 10월 말 인천 논현경찰서에 개발 정보 유출 관련 수사를 의뢰했고, 올해 3월 말께 논현경찰서는 해당 전문위원 등 LH 직원 2명과 건축업자 3명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했다.
그 사이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1차 3기 신도시 입지(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과천)에서 고양을 제외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추가로 공개된 3기 신도시 입지에 결국 고양 창릉이 포함되자 다시 유출 시비가 붙었다.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3일 '창릉 3기 신도시 도면 유출 검찰 조사 요구서'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냈다.
작년에 이미 신도시 예정지로서 도면이 유출된 창릉 지역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위와 도면 유출 사건 이후 거래된 토지 명세 등을 조사해 달라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도 연합회는 "지난해 3기 신도시 1차 발표에 앞서 도면 유출 파문이 일었던 후보지가 창릉 지구 위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창릉 지구 지정은 사실상 정부가 토지 투기 세력에게 '로또 번호'를 불러준 셈인만큼 신도시 지정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개략적 도면으로 국토부 계획과 달라…기획부동산 거래 빼면 오히려 줄어"
일단 정부도 지난해 유출된 도면의 지역과 이번 창릉 지구 일부가 겹친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7일 3기 신도시 추가 입지 발표 현장에서 유출 관련 질문을 받고 "일부 40∼50%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반드시 그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국토부는 당시 유출된 도면이 LH가 택지 후보군 차원에서 관리해온, 매우 제한된 개발 정보만 담은 자료일 뿐 국토부가 확정한 창릉 지구 개발 계획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내용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도 "국토부에서 검토된 단계가 아니라, LH 차원에서 개략적 도면이 유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출로 투기가 있었다"는 연합회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근거가 없는 막연한 추측으로, 실제로는 투기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토지 거래 통계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 데이터에 따르면, 용두·화전·동산·도내동에서 2018년 한해 이뤄진 토지 거래는 모두 387건이다.
특히 5월(80건)과 4월(51건)에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는 유출에 따른 거래 증가가 아니라, 이미 7∼8년 전 발표돼 택지 개발 중인 고양 덕양구 향동 인접 지역임을 강조하며 화전동 등에서 기획부동산의 투자자 모집(땅 지분을 쪼개서 파는 것)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4∼5월 4개 동의 총 거래 건수(131건) 가운데 절반 이상(71건)이 기획부동산의 지분 거래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런 지분 거래를 고려하면, 2018년의 이 지역 거래 건수(387건)는 2017년(384건)이나 2016년(612건), 2015년(303건) 등과 비교해 오히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며 "유출로 이 지역에서 투기가 실제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출 자체가 불법이라 검찰에 기소됐지만, 유출 당사자인 LH 위원과 용역직원조차 경찰 수사 결과 이 지역 토지를 구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3기신도시 반대단체 주장에 정부, "토지거래 늘지 않았다" 통계로 반박
3기 신도시 입지인 고양 창릉동 일대의 개발 정보 유출 논란이 3기 신도시 반대 운동과 맞물려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1년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새어나간 창릉동 일대 개발 계획 도면이 지난 4월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3기 신도시 입지와 일부 겹친 것을 두고, 3기 신도시 자체를 반대하는 일산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은 "유출로 이미 투기가 이뤄진 만큼 원천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등 당국은 객관적 거래 자료 등을 근거로 "유출 도면과 실제 지구 계획이 똑같지 않을 뿐 아니라, 유출 사고 후 오히려 전년보다 토지 거래가 줄어드는 등 투기 조짐도 없었기 때문에 지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3기 신도시 반대' 단체, 검찰에 도면 유출 조사 요구
국토부는 지난달 7일 3기 신도시 입지의 하나로 부천 대장동 지구와 함께 고양 창릉동(행정동 기준 명칭) 지구를 발표했다.
문제는 이 창릉 지구가 4개동(법정동 기준 명칭 용두·화전·동산·도내동)에 걸쳐있는데, 이들 동이 이미 1년 전에 신도시 후보 입지로 한 차례 주목받은 곳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3월 3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속 한 전문위원은 "국방부와 협의를 위해 구체적 자료가 필요하다"며 용역 담당자에게 당시 내부 기밀자료였던 이 지역 도면을 받아 지인 부동산업자에 넘겼다.
유출 사실이 드러나면서 LH는 같은 해 10월 말 인천 논현경찰서에 개발 정보 유출 관련 수사를 의뢰했고, 올해 3월 말께 논현경찰서는 해당 전문위원 등 LH 직원 2명과 건축업자 3명을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했다.
그 사이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1차 3기 신도시 입지(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과천)에서 고양을 제외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추가로 공개된 3기 신도시 입지에 결국 고양 창릉이 포함되자 다시 유출 시비가 붙었다.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3일 '창릉 3기 신도시 도면 유출 검찰 조사 요구서'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냈다.
작년에 이미 신도시 예정지로서 도면이 유출된 창릉 지역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위와 도면 유출 사건 이후 거래된 토지 명세 등을 조사해 달라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도 연합회는 "지난해 3기 신도시 1차 발표에 앞서 도면 유출 파문이 일었던 후보지가 창릉 지구 위치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창릉 지구 지정은 사실상 정부가 토지 투기 세력에게 '로또 번호'를 불러준 셈인만큼 신도시 지정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개략적 도면으로 국토부 계획과 달라…기획부동산 거래 빼면 오히려 줄어"
일단 정부도 지난해 유출된 도면의 지역과 이번 창릉 지구 일부가 겹친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7일 3기 신도시 추가 입지 발표 현장에서 유출 관련 질문을 받고 "일부 40∼50%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반드시 그 지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국토부는 당시 유출된 도면이 LH가 택지 후보군 차원에서 관리해온, 매우 제한된 개발 정보만 담은 자료일 뿐 국토부가 확정한 창릉 지구 개발 계획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내용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도 "국토부에서 검토된 단계가 아니라, LH 차원에서 개략적 도면이 유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출로 투기가 있었다"는 연합회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토부는 "근거가 없는 막연한 추측으로, 실제로는 투기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토지 거래 통계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 데이터에 따르면, 용두·화전·동산·도내동에서 2018년 한해 이뤄진 토지 거래는 모두 387건이다.
특히 5월(80건)과 4월(51건)에 가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는 유출에 따른 거래 증가가 아니라, 이미 7∼8년 전 발표돼 택지 개발 중인 고양 덕양구 향동 인접 지역임을 강조하며 화전동 등에서 기획부동산의 투자자 모집(땅 지분을 쪼개서 파는 것)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4∼5월 4개 동의 총 거래 건수(131건) 가운데 절반 이상(71건)이 기획부동산의 지분 거래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런 지분 거래를 고려하면, 2018년의 이 지역 거래 건수(387건)는 2017년(384건)이나 2016년(612건), 2015년(303건) 등과 비교해 오히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며 "유출로 이 지역에서 투기가 실제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출 자체가 불법이라 검찰에 기소됐지만, 유출 당사자인 LH 위원과 용역직원조차 경찰 수사 결과 이 지역 토지를 구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