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아라비아 왕국' 오만, 탁 트인 바다·웅장한 바위산…사막이 빚은 중동 최고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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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조은영의 '무브무브' - 중동의 노르웨이 오만
조은영의 '무브무브' - 중동의 노르웨이 오만
당신에게 두바이가 중동의 전부였다면 이제 또 다른 세계를 탐험할 때다. 낯설어서 더 매력적인 곳, 오만 사람들을 ‘오마니(Omani)’라 부른다. 오마니들은 낙천적이고 착하다. 두바이에 비해 경제규모가 크진 않지만 어디를 가든 푸근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직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 아라비아 왕국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 바야흐로 중동의 넥스트 여행지가 오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알아둘 것은 오만은 중동에서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라는 것이다.
신비한 아라비아의 왕국, 오만
두바이, 아부다비에 들락거리며 중동을 조금 안다 ‘오만’했었음을 고백한다. 오만은 두바이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아라비아 반도 남동쪽 맨 끝에 있는 ‘오만 술탄국’은 한국의 세 배 정도 크기고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예멘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지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라! 나라가 두 조각이다. 아래쪽에 있는 큰 면적의 땅과 뾰족하게 두바이 맨 끝에 붙어 있는 작은 조각…. 어쩌다 아랍에미리트를 사이에 두고 두 지역으로 분리됐을까? 이 조각땅에 해당되는 무산담(Musandam) 지역은 7개의 토후국이 모인 아랍에미리트의 각 토후국 간 정치적,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얽힌 신경전 끝에 오만이 얻어낸 결과물이라 한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가 더 있다. 남의 땅 안에 섬처럼 고립된 ‘마드하’란 지역도 오만 영토다. 그러니 오만 땅은 본토와 작은 면적의 두 지역까지 총 세 조각인 셈이다. 아랍 지역은 17~18세기에 유럽 열강 간의 세력다툼에 휘말렸었다. 오만도 150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다가 1650년 포르투갈을 쫓아내고, 이후 18~19세기까지 중동의 맹주로, 해상 강대국으로 위세를 떨쳤다. 그 세력은 예멘, 이란, 파키스탄을 넘어 한때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까지 진출했고, 오만은 잔지바르를 1828~1861년까지 수도로 지정해 아프리카의 기지로 삼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오만이 바닷길을 주름잡았던 것은 훨씬 더 이전부터다. 고대부터 해양 강국이었던 오만은 유럽인보다 훨씬 이른 8세기에 이미 7대양을 항해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천일야화, 아라비안나이트의 무대가 오만 왕국이었고, 뱃사람 ‘신밧드’도 오만 사람이다.
오만은 ‘중동의 노르웨이’라 불린다. 이유는 국토의 80%가 바위산과 사막으로 이뤄져 산세가 우람하고 웅장하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를 연상할 수 있는 신비롭고 독특한 풍경을 자주 만날 수 있고, 아름다운 해변, 사막과 오아시스 등 천혜의 자연환경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오만을 칭송하는 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오만이 이슬람 국가 중 가장 안정된 나라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중동 지역에서는 요르단과 함께 정치적 안정을 이룬 국가며 세계경제포럼에서 시행한 ‘안전과 치안’ 분야에 대한 조사에서 세계 4위를 차지했다는 2016년 기록도 이를 뒷받침한다. 참고로 가장 안전한 나라 1위는 핀란드, 한국은 61위였다.
두바이에서 무산담 지역을 여행하는 두 가지 방법
아랍에미리트 영토를 사이에 두고 오만 본토와 떨어져 있는 조각 땅, 무산담 지역은 두바이에서 하루 만에 투어로도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두바이에서 무산담의 수도인 카삽(Khasab)까지는 육로로 세 시간 거리, 이곳엔 무산담 산이라 불리는 거대한 돌산도 있다. 크루즈로 무산담을 둘러보며 해양 스포츠를 즐기거나, 카삽·쿠아다 마을을 둘러보거나 투어의 종류는 다양하다. 카삽 주변 바다는 수온이 높아 바다거북들이 자주 출몰한다. 무산담의 아름다운 해안의 석회암 절벽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은 전통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것인데 바다거북뿐만 아니라 산호와 쥐가오리, 리프 상어 등 다양한 생물이 푸른 바다 아래 은밀히 포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 알려진 80여 종의 돌고래 중 20여 종이 이 지역에 서식한다. 한때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 요새, 성, 석재 등의 유럽풍 건물들이 남아 있는 쿠아다 마을에선 대항해시대로 타임슬립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수도 카삽이 무산담의 북쪽이라면 해변 휴양지 ‘지기베이(Zighy Bay)’는 무산담의 동쪽 끝에 있다. 두 곳은 가까워 보여도 돌산으로 막혀 있어 왕래가 어렵다. 무산담은 그래서 두 번에 나눠 여행할 수밖에 없다. 오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져 있는 지기베이를 보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아 두바이에서 차를 몰고 지기베이로 이동했다. 국경을 지나 지기베이로 가는 길은 3차원(3D) 영화 스크린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황량한 돌산이 양쪽에 끝없이 이어지고, 불쑥불쑥 염소가 가로질러 다닌다.
가장 아름다운 해변, 지기베이
과연 이런 곳에 리조트가 있을까? 의문이 솟구쳐 오를 무렵 반가운 식스센스 로고가 보인다. 가파른 언덕을 꼬불꼬불 천천히 올라가니 멀리 절벽 아래로 희끄무레한 돌산과 해변, 그리고 푸른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말로만 듣던 패러글라이딩 체크인 포인트에 도착한 것이다. 식스센스 지기베이가 유명한 것은 바로 이 독특한 체크인 방식 때문인데, 천혜의 지형을 살려 약 10~15분간의 비행 후 리조트에 도착하는 것이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체크인 방법은 배, 차량, 패러글라이딩 중 선택할 수 있다. “세계에 이렇게 탁 트인 바다와 해변, 바람, 그리고 높은 산들이 어우러진 천혜의 지형이 몇 개 되지 않아요. 저는 고객들의 패러글라이딩 체크인을 도와주며 지내고 있답니다.” 300m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잔뜩 겁을 먹은 필자를 안심시키며, 크로아티아에서 왔다는 비행 전문가는 눈을 찡긋해 보였다. “걱정 마세요. 제가 뒤에 있으니까요. 하나 둘 셋! 하면 달려나가세요, 그리고 의자에 편안히 앉아 풍경을 감상하세요.”
리조트 생활은 더할 나위 없었다. 단 79개의 프라이빗 풀 빌라! 고객 수보다 많은 직원은 눈만 마주쳐도 원하는 것을 알아챘다.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이런 환상적인 곳은 친구보단 사랑하는 사람과 오면 제격이다. 신혼여행을 올 수 있다면 오만이다.
사막 그리고 경이로운 자연, 볼거리가 넘치는 오만
남북에 걸쳐 180㎞ 길이로 펼쳐진 거대한 와히바(Wahiba) 사막은 사구로 유명하다. 바람이 불면 일렁대는 모래의 모습,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모래의 색이 장관이다. 최고 200m까지 쌓이는 사막 언덕을 사륜구동으로 오르내리는 듄 배싱과 다양한 사막 사파리 투어도 즐길 수 있다. ‘수르’의 ‘라스 알 하드’와 ‘라스 알 진즈’ 해변은 수천 마리의 거북이가 알을 낳는 곳으로 유명하다. 몇천 ㎞를 여행하던 거북들이 일제히 돌아와 알을 낳는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두바이에서 차량으로 무스카트에 가는 길이라면 신밧드의 고향 ‘소하르(Sohar)’를 들러봐도 좋을 것이다. 시장과 항구, 소하르 성 등 마을 곳곳을 거닐며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보다도 300년이나 앞서 세계를 돌아본 오만인들을 상상해 본다. 그들은 북동풍이 불면 아시아로 항해했다. 중국과는 대추야자와 비단, 도자기 등을 물물교환했다. 고려 현종 15년(1024년)에는 아라비아 상인 100명이 찾아와 중동지역 특산물을 바쳤다는 기록도 있다. 수도 무스카트는 해변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다양한 유적과 현대 문명이 공존한다. 현대식 건물과 모스크, 성벽 유적 등이 어우러져 석양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웅장한 그랜드 모스크와 야경이 멋진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오만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1만6000명이 동시에 참배할 수 있는 술탄 카부스 모스크가 유명하다. 북동쪽에 있는 와디샤브는 마른 골짜기로 이뤄진 계곡이다. 쉽진 않지만 트레킹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다른 나라에서 절대 볼 수 없는 특이한 풍경과 기암괴석, 곳곳에 아름다운 천연 수영장이 있어 여행자들이 다이빙을 즐긴다. 특히 지반이 가라앉은 곳에 물이 고이면서 생겨난 비마 싱크홀은 에메랄드 물빛의 보물 같은 방문지다. 13~14세기 오만의 수도였던 니즈와(Nizwa)도 빼놓지 말아야 할 도시다. 요새, 전통 시장 외에 공상과학 영화 세트장 같은 협곡도 지척이다.
한 권에 한 지역, 한 도시, 한 마을만 이야기하는 트래블 매거진, MOVE의 발행인입니다. 책에서 못다 한 그곳의 깊은 이야기를 ‘여행의 향기’에 풀어놓습니다.
글=조은영 여행작가 movemagazine01@gmail.com 사진=조은영, 픽사베이
여행 메모
인천공항에서 오만 무스카트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두바이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사전에 렌터카 회사에서 허가증을 받아 국경 검문소에 제출해야 한다. 국경에서 차량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한국인은 4주 이내 방문할 시 비자가 필요 없다. 화폐는 1리알(OMR)=약 3000원(2019년 4월 기준), 무산담은 두바이에서 가까워 아랍에미리트 화폐인 디르함(AED)도 통용된다. 세계적 수준의 리조트들이 지역마다 자리하고 있어 신혼여행지로도 추천한다.
신비한 아라비아의 왕국, 오만
두바이, 아부다비에 들락거리며 중동을 조금 안다 ‘오만’했었음을 고백한다. 오만은 두바이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아라비아 반도 남동쪽 맨 끝에 있는 ‘오만 술탄국’은 한국의 세 배 정도 크기고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예멘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지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어라! 나라가 두 조각이다. 아래쪽에 있는 큰 면적의 땅과 뾰족하게 두바이 맨 끝에 붙어 있는 작은 조각…. 어쩌다 아랍에미리트를 사이에 두고 두 지역으로 분리됐을까? 이 조각땅에 해당되는 무산담(Musandam) 지역은 7개의 토후국이 모인 아랍에미리트의 각 토후국 간 정치적,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얽힌 신경전 끝에 오만이 얻어낸 결과물이라 한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가 더 있다. 남의 땅 안에 섬처럼 고립된 ‘마드하’란 지역도 오만 영토다. 그러니 오만 땅은 본토와 작은 면적의 두 지역까지 총 세 조각인 셈이다. 아랍 지역은 17~18세기에 유럽 열강 간의 세력다툼에 휘말렸었다. 오만도 150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다가 1650년 포르투갈을 쫓아내고, 이후 18~19세기까지 중동의 맹주로, 해상 강대국으로 위세를 떨쳤다. 그 세력은 예멘, 이란, 파키스탄을 넘어 한때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까지 진출했고, 오만은 잔지바르를 1828~1861년까지 수도로 지정해 아프리카의 기지로 삼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오만이 바닷길을 주름잡았던 것은 훨씬 더 이전부터다. 고대부터 해양 강국이었던 오만은 유럽인보다 훨씬 이른 8세기에 이미 7대양을 항해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천일야화, 아라비안나이트의 무대가 오만 왕국이었고, 뱃사람 ‘신밧드’도 오만 사람이다.
오만은 ‘중동의 노르웨이’라 불린다. 이유는 국토의 80%가 바위산과 사막으로 이뤄져 산세가 우람하고 웅장하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를 연상할 수 있는 신비롭고 독특한 풍경을 자주 만날 수 있고, 아름다운 해변, 사막과 오아시스 등 천혜의 자연환경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오만을 칭송하는 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오만이 이슬람 국가 중 가장 안정된 나라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중동 지역에서는 요르단과 함께 정치적 안정을 이룬 국가며 세계경제포럼에서 시행한 ‘안전과 치안’ 분야에 대한 조사에서 세계 4위를 차지했다는 2016년 기록도 이를 뒷받침한다. 참고로 가장 안전한 나라 1위는 핀란드, 한국은 61위였다.
두바이에서 무산담 지역을 여행하는 두 가지 방법
아랍에미리트 영토를 사이에 두고 오만 본토와 떨어져 있는 조각 땅, 무산담 지역은 두바이에서 하루 만에 투어로도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두바이에서 무산담의 수도인 카삽(Khasab)까지는 육로로 세 시간 거리, 이곳엔 무산담 산이라 불리는 거대한 돌산도 있다. 크루즈로 무산담을 둘러보며 해양 스포츠를 즐기거나, 카삽·쿠아다 마을을 둘러보거나 투어의 종류는 다양하다. 카삽 주변 바다는 수온이 높아 바다거북들이 자주 출몰한다. 무산담의 아름다운 해안의 석회암 절벽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은 전통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것인데 바다거북뿐만 아니라 산호와 쥐가오리, 리프 상어 등 다양한 생물이 푸른 바다 아래 은밀히 포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 알려진 80여 종의 돌고래 중 20여 종이 이 지역에 서식한다. 한때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 요새, 성, 석재 등의 유럽풍 건물들이 남아 있는 쿠아다 마을에선 대항해시대로 타임슬립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수도 카삽이 무산담의 북쪽이라면 해변 휴양지 ‘지기베이(Zighy Bay)’는 무산담의 동쪽 끝에 있다. 두 곳은 가까워 보여도 돌산으로 막혀 있어 왕래가 어렵다. 무산담은 그래서 두 번에 나눠 여행할 수밖에 없다. 오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져 있는 지기베이를 보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아 두바이에서 차를 몰고 지기베이로 이동했다. 국경을 지나 지기베이로 가는 길은 3차원(3D) 영화 스크린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황량한 돌산이 양쪽에 끝없이 이어지고, 불쑥불쑥 염소가 가로질러 다닌다.
가장 아름다운 해변, 지기베이
과연 이런 곳에 리조트가 있을까? 의문이 솟구쳐 오를 무렵 반가운 식스센스 로고가 보인다. 가파른 언덕을 꼬불꼬불 천천히 올라가니 멀리 절벽 아래로 희끄무레한 돌산과 해변, 그리고 푸른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말로만 듣던 패러글라이딩 체크인 포인트에 도착한 것이다. 식스센스 지기베이가 유명한 것은 바로 이 독특한 체크인 방식 때문인데, 천혜의 지형을 살려 약 10~15분간의 비행 후 리조트에 도착하는 것이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체크인 방법은 배, 차량, 패러글라이딩 중 선택할 수 있다. “세계에 이렇게 탁 트인 바다와 해변, 바람, 그리고 높은 산들이 어우러진 천혜의 지형이 몇 개 되지 않아요. 저는 고객들의 패러글라이딩 체크인을 도와주며 지내고 있답니다.” 300m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잔뜩 겁을 먹은 필자를 안심시키며, 크로아티아에서 왔다는 비행 전문가는 눈을 찡긋해 보였다. “걱정 마세요. 제가 뒤에 있으니까요. 하나 둘 셋! 하면 달려나가세요, 그리고 의자에 편안히 앉아 풍경을 감상하세요.”
리조트 생활은 더할 나위 없었다. 단 79개의 프라이빗 풀 빌라! 고객 수보다 많은 직원은 눈만 마주쳐도 원하는 것을 알아챘다.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이런 환상적인 곳은 친구보단 사랑하는 사람과 오면 제격이다. 신혼여행을 올 수 있다면 오만이다.
사막 그리고 경이로운 자연, 볼거리가 넘치는 오만
남북에 걸쳐 180㎞ 길이로 펼쳐진 거대한 와히바(Wahiba) 사막은 사구로 유명하다. 바람이 불면 일렁대는 모래의 모습,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모래의 색이 장관이다. 최고 200m까지 쌓이는 사막 언덕을 사륜구동으로 오르내리는 듄 배싱과 다양한 사막 사파리 투어도 즐길 수 있다. ‘수르’의 ‘라스 알 하드’와 ‘라스 알 진즈’ 해변은 수천 마리의 거북이가 알을 낳는 곳으로 유명하다. 몇천 ㎞를 여행하던 거북들이 일제히 돌아와 알을 낳는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두바이에서 차량으로 무스카트에 가는 길이라면 신밧드의 고향 ‘소하르(Sohar)’를 들러봐도 좋을 것이다. 시장과 항구, 소하르 성 등 마을 곳곳을 거닐며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보다도 300년이나 앞서 세계를 돌아본 오만인들을 상상해 본다. 그들은 북동풍이 불면 아시아로 항해했다. 중국과는 대추야자와 비단, 도자기 등을 물물교환했다. 고려 현종 15년(1024년)에는 아라비아 상인 100명이 찾아와 중동지역 특산물을 바쳤다는 기록도 있다. 수도 무스카트는 해변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다양한 유적과 현대 문명이 공존한다. 현대식 건물과 모스크, 성벽 유적 등이 어우러져 석양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은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웅장한 그랜드 모스크와 야경이 멋진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오만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1만6000명이 동시에 참배할 수 있는 술탄 카부스 모스크가 유명하다. 북동쪽에 있는 와디샤브는 마른 골짜기로 이뤄진 계곡이다. 쉽진 않지만 트레킹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다른 나라에서 절대 볼 수 없는 특이한 풍경과 기암괴석, 곳곳에 아름다운 천연 수영장이 있어 여행자들이 다이빙을 즐긴다. 특히 지반이 가라앉은 곳에 물이 고이면서 생겨난 비마 싱크홀은 에메랄드 물빛의 보물 같은 방문지다. 13~14세기 오만의 수도였던 니즈와(Nizwa)도 빼놓지 말아야 할 도시다. 요새, 전통 시장 외에 공상과학 영화 세트장 같은 협곡도 지척이다.
한 권에 한 지역, 한 도시, 한 마을만 이야기하는 트래블 매거진, MOVE의 발행인입니다. 책에서 못다 한 그곳의 깊은 이야기를 ‘여행의 향기’에 풀어놓습니다.
글=조은영 여행작가 movemagazine01@gmail.com 사진=조은영, 픽사베이
여행 메모
인천공항에서 오만 무스카트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두바이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사전에 렌터카 회사에서 허가증을 받아 국경 검문소에 제출해야 한다. 국경에서 차량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한국인은 4주 이내 방문할 시 비자가 필요 없다. 화폐는 1리알(OMR)=약 3000원(2019년 4월 기준), 무산담은 두바이에서 가까워 아랍에미리트 화폐인 디르함(AED)도 통용된다. 세계적 수준의 리조트들이 지역마다 자리하고 있어 신혼여행지로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