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데이터랩
시즌2 시작합니다 !.!

학생은 성적으로, 회사원은 실적으로, 자영업자는 매출로 노력의 결과를 평가받습니다. 성패에 따라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거나 승진하거나 또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시민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국회의원은 어떻게 평가 받고 있을까요? 뉴스래빗이 한국언론학회와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아 국회데이터랩 시즌2를 시작합니다. 국회의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각종 지표를 수집·분석하여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21대 총선 맞이 국회의원 팩트체크 보고서 '국회데이터랩 시즌2', 이제 시작합니다.
텅빈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텅빈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가 시작한지 1115일이 지났습니다. 2016년 5월 30일 개회한 국회는 2019년 4월 5일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긴 잠에 빠졌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저항하기 위해 무기한 장외투쟁에 돌입했습니다. 2019년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 피해를 지원하는 추경 예산안과 같은 민생 경제를 돕는데 꼭 필요한 안건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기 바쁩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6월 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올해 들어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단 3일 열렸을 뿐이고 4월 이후 민생법안이 단 한건도 처리되지 못했다"며 "정부 추경안이 제출된지도 벌써 40일째가 된 만큼 국회에서도 답답함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일 안하는 국회'를 향한 시민들의 불신은 깊어져갑니다. 뿌리 깊은 불신은 결국 정치 혐오를 조장하고 이미지 정치를 부추깁니다.
텅빈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텅빈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의원들은 과연 얼마나 열심히 일했을까요?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극혐' 정치 뉴스 이면에 그들의 데이터는 묵묵히 잠자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루하루 뱉어내는 자극적인 마타도어 대신 변하지 않는 데이터를 초연하게 살펴봅니다. 결국 시민들이 국회의원의 행동에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은 '선거' 뿐이니까요.

먼저 20대 국회 본회의 출석부에서 시작합니다. 국회의원에게 본회의는 국가대표 경기와 같습니다. 괜히 근본 '본(本)'자가 들어간 게 아닙니다. 국가대표 경기에 뛰기를 거부하는 선수를 계속 국가대표로 기용할 필요는 없겠죠?
[국회데이터랩]시즌2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본회의 출결 데이터는 2016년 5월 30일부터 2019년 6월 18일까지 1115일 기간 동안 121회 본회의, 298명의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분석했습니다.

국회의원 데이터는 세 곳에서 수집하여 교차 검증했습니다. 먼저 '국립' 데이터 소스라고 할 수 있는 공공데이터포털의 국회의원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입니다. 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하는 데이터소스인 만큼 공신력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대한민국 헌정회 홈페이지입니다. 헌정회는 국회의원 '동문회' 혹은 '동창회'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헌정회 육성법'에 따라 나라에서 운영비를 지급받는 사단법인입니다. 헌정회는 역대 국회의원 정보를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직위를 상실한 의원 정보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운영하는 '열려라국회' 홈페이지입니다. 국회 의정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자원활동가들이 데이터를 직접 입력합니다. 국회의원 데이터 뿐만 아니라 본회의 출결 데이터 또한 이 곳에서 수집했습니다. 국회에서 제공하는 본회의 회의록에는 출석, 청가, 출장 의원은 표기됐지만 결석 의원 기록은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 정원 300명 현 298명
20대 금배지 총 318명

2019년 6월 18일 기준 20대 국회의원은 모두 298명입니다. 국회의원 정원은 300명이지만 2019년 4월 3일 재보궐 선거 이후 두 명의 의원이 직위를 상실했습니다. 5월 3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확정 받은 이우현 자유한국당 전 의원과 6월 13일 마찬가지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확정 받은 이완영 자유한국당 전 의원입니다.

20대 국회에 한 번이라도 이름을 올린 의원은 모두 318명입니다. 2019년 6월 18일 기준 현역 의원이 298명이므로 20명은 의원직을 상실하거나 사퇴한 셈입니다. 한때 20대 의원이었던 20명은 권석창(자유한국당),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김종인(더불어민주당), 김종태(새누리당), 노회찬(정의당), 문미옥(더불어민주당), 박남춘(더불어민주당), 박준영(민주평화당), 박찬우(자유한국당), 배덕광(자유한국당), 송기석(국민의당), 안철수(국민의당), 양승조(더불어민주당), 오세정(바른미래당), 윤종오(민중당), 이군현(자유한국당), 이완영(자유한국당), 이우현(자유한국당), 이철우(자유한국당), 최명길(국민의당) 전 의원 (가나다순, 정당은 당시 기준)입니다.

그 중 권석창, 김종태, 박준영, 박찬우, 송기석, 윤종오, 이군현, 이완영, 이우현, 최명길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김경수, 박남춘, 양승조, 이철우 전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로 인해 자진 사퇴했습니다. 안철수 전 의원은 19대 대선에 출마하며 사퇴했고 오세정 전 의원은 서울대 총장에 취임하며 사퇴했습니다. 김종인, 배덕광(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판결 전 자진 사퇴) 전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자진 사퇴했습니다. 문미옥 전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 보좌관으로 임명되어 사퇴했습니다.


20대 국회 본회의 총 121회
평균 출석률 89.5%

20대 국회는 2016년 5월 30일부터 2020년 5월 29일까지입니다. 본회의의 총 횟수는 국회가 임시로 열리는 까닭에 짐작할 수 없습니다. 2019년 6월 18일까지만 따져본다면 모두 121회 본회의가 열렸습니다.

121번의 본회의 동안 평균 출석률은 89.5%, 평균 무단 결석률은 6.0%입니다. 나머지 약 5%는 청가와 출장입니다. 보고된 결석인 청가와 업무로 인한 출장을 제외한 '무단 결석'만 결석률 계산에 포함했습니다.

출석률이 가장 저조한 때는 2018년 12월 3일입니다. 출석률 35.1%, 결석률 60.2%입니다. 선거제 개편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한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등원을 거부한 날입니다.

시즌1+2 결석왕 여전히 '서청원'
121회 본회의 중 51번 결석

2019년 6월 18일 기준 전체 의원 298명, 121회의 본회의 기간 중 가장 높은 결석률을 기록한 결석왕은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시갑, 무소속)입니다. 결석 51회, 결석률 42.1%로 가뿐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시갑, 무소속)은 당선횟수 8회로 20대 국회의원 중 최고참입니다. 2018년 6월 20일까지 자유한국당이었지만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탈당한 뒤 무소속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위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경산시)입니다. 121회 본회의 중 51회 결석, 결석률 42.1%로 수치상으로는 공동 1등이지만 2018년 1월 4일 구속된 사실을 감안해야 합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2014년 10월 23일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조성된 1억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합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합니다.

'무단결석왕' 톱20 중
14명 자유한국당 소속

결석왕 20명 중 14명이 자유한국당 의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 2명, 바른미래당 2명, 대한애국당 1명, 무소속 1명이 그 뒤를 따릅니다.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국회 보이콧을 많이 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숫자임은 틀림 없습니다.

정당별 비율을 따져보면 자유한국당은 전체 112명 중 14명으로 12.5%, 더불어민주당 1.6%(127명 중 2명), 바른미래당 6.9%(29명 중 2명), 대한애국당 100% (1명 중 1명), 무소속 12.5%(8명 중 1명)입니다.
'결석'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서청원 의원은 2018년 3월 5일까지 본회의 출석을 기록한 [국회데이터랩] 시즌1에서도 결석왕 을 차지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결석도 고칠 수 없는 습관일까요?

▷[단독] 20대 국회 '결석왕' 서청원…톱20 중 17명 자유한국당

위 [국회데이터랩] 시즌1 본회의 결석왕 기사가 공개된 2018년 4월 1일을 기점으로 공개 전과 후의 결석률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대상은 결석왕으로 선정된 20명 중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우현 전 의원과 지방선거 출마로 자진 사퇴한 이철우 전 의원을 제외한 18명입니다.

편의상 시즌1과 시즌2로 구분하면, 시즌1에는 2016년 6월 9일부터 2018년 3월 5일까지 총 84회의 본회의가 포함됩니다. 시즌2는 2018년 3월 30일부터 2019년 4월 5일까지 37회의 본회의가 대상입니다.

시즌2 새 '결석왕'은 조원진
한선교, 김영우, 김진태 더 결석

시즌1과 비교해 오히려 결석률이 오른 4명의 의원이 있습니다. 바로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대한애국당), 한선교(경기 용인시병, 자유한국당), 김영우(경기 포천시가평군, 자유한국당), 김진태(강원 춘천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의원들입니다.

특히 조원진 의원은 시즌2 새 결석왕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4월까지 1년여간 무단결석률이 62.2%에 달했습니다. 이 기간 총 37회 본회의가 열렸고, 조 의원 출석은 단 10번, 무단 결석은 23회에 달했습니다. 물론 청가도 4회 있었죠.
국회데이터랩 시즌2 국회 '결석왕'에 오른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회데이터랩 시즌2 국회 '결석왕'에 오른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한선교, 김영우, 김진태 3명 의원 역시 시즌1 '결석왕' 톱20에 오른 인물들입니다. 문제는 조원진 의원처럼 이들 3명 역시 시즌2 들어 무단결석이 오히려 늘었다는 점입니다. 일 안하는 국회에 대한 비난이 높습니다. 다음 총선에 나오려면 좀 더 분발하셔야겠네요.

시즌1 '결석왕' 서청원
그래도 '개과천선'

[국회데이터랩] 시즌 1의 '결석왕'이었던 서청원 의원의 결석률이 무려 41.2%p나 감소했습니다. 시즌1에서 전체 본회의 84회 중 46번 결석하여 54.8%의 결석률을 기록한 서 의원이 시즌2에서는 37회의 본회의 중 5번만 결석하여 13.5% 결석률을 기록했습니다. 결석왕으로 선정된 18명의 의원 중 결석률이 가장 크게 감소했습니다.

서 의원을 포함해 18명의 의원 중 결석률이 감소한 의원은 모두 14명입니다. 시즌1에서 결석 2위를 차지했던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양천구을) 또한 결석률이 21.0%p나 감소하여 결석률 관리에 신경썼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석률이 극적으로 감소하진 않았지만 이해찬(세종특별자치시, 더불어민주당), 김무성(부산 중구영도구, 자유한국당), 김성찬(경남 창원시진해구, 자유한국당) 의원은 시즌1에서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청가를 시즌2에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출석률 관리에 힘쓴 모습입니다.

서청원 의원은 비록 시즌1 조사기간동안 워낙 결석을 많아 20대 국회 결석왕을 차지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시즌2에서 출석 32회, 결석 5회, 결석률 13.5%를 기록한 서 의원은 결석왕이면서 동시에 '개과천선' 의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텅빈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텅빈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결석률 감소 14명 vs 증가 4명
꾸준한 감시 필요한 이유

대한민국 국회와 국회의원, 그리고 그들의 본회의 출석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2016년 5월 30일부터 2019년 6월 18일까지 1115일 동안 121회의 본회의에 열심히 참여한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이 있었습니다. 그 중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의원도 있고 아닌 의원도 있었죠.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시민들의 꾸준한 감시를 통해 국회의원의 태도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석왕 18명 중 14명의 의원의 결석률이 감소했고, 1위 서청원 의원과 2위 김용태 의원의 결석률은 극적으로 낮아졌습니다. 국회와 국회의원 데이터를 시민들이 눈 크게 뜨고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의원 개인이 아닌 정당의 출석 데이터는 어떨까요? 국회의원을 정당, 선거구, 당선횟수로 분류했을 때 출석부의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국회데이터랩 시즌2] 2편 예고:) 6월 20일 대한민국 20대 국회 본회의 출결 분석 2편에서 정당, 선거구, 당선횟수별 본회의 출석부를 공개합니다.

진보와 보수 이념을 뛰어넘어 성실한 국회의원을 가려내는 국회데이터랩 시즌2, 많은 기대 바랍니다 !.!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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